차기 금융투자협회장 누가 될까…연임이냐 세대교체냐
업계·금융지주 출신 등 하마평 무성…전직 CEO 대거 거론 역대 최초 '연임' 가능성…규제 대응·소통 능력 확보 '관건'
[뉴스웍스=박성민 기자] 최근 여의도 내에서 차기 금융투자협회장을 둘러싼 하마평이 무성하다. 현 서유석 협회장의 연임 가능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증권사 전·현직 CEO들과 금융지주 출신 인사들까지 다양한 이름이 후보군으로 오르내리고 있다.
업권에서는 새로 출범한 금융당국 수장들과의 원활한 소통, 이해관계 조정, 소비자 신뢰 확보 등 과제가 산적한 만큼 차기 협회장 선출 과정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제6대 금융투자협회장인 서 협회장의 임기는 올해 12월 31일까지다. 통상 금투협은 연말 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해 세부 일정을 확정한 뒤 총회에서 차기 회장을 선출한다.
선거는 정회원사 직접투표로 진행되며 협회비 분담률에 따라 표에 가중치가 부여되는 구조인 만큼, 대형사의 표심이 당락을 좌우한다는 게 중론이다.
제7대 금투협회장 선거에 공식 출마를 밝힌 인물로는 이현승 전 KB자산운용 대표가 가장 먼저 거론된다.
또 황성엽 신영증권 대표 역시 주변에 도전 의사를 전하며 출마 가능성이 높은 후보로 꼽힌다.
업계에선 '1963년생 전·현직 CEO' 잠룡군 역시 차기 유력 금투협회장 자리에 오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구체적으로 ▲박정림 전 KB증권 대표 ▲정영채 전 NH투자증권 대표 ▲김신 전 SK증권 부회장 ▲장석훈 전 삼성증권 대표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부회장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다만, 이들 중 대다수는 아직 공개 선언을 미루는 분위기다.
일각에선 금융지주·은행권 출신으로 외연을 넓히는 시나리오도 거론된다.
자본시장 현안이 정부 정책과 밀접하게 맞물려 있는 만큼 '관(官)·민(民) 브리지' 역할이 가능한 후보에게 무게가 실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관료·지주 출신 가세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다.
연임 변수도 적지 않다. 현 서유석 협회장은 자산운용사 출신으로는 첫 회장으로, 공모펀드 활성화와 연금·장기투자 기반 확대, 업권 현안 대정부 창구 역할에 공을 들여왔다.
특히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코스피 지수가 4년 만에 3000선을 회복하는 등 증시 상황이 개선됐단 점도 연임에 힘을 더해줄 수 있다. 금투협회장 자리는 규정상 재출마에도 문제가 없다.
다만 금투협 출범 이후 연임 선례가 없단 점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차기 회장에게 요구되는 역량은 크게 세 가지로 압축된다.
가장 먼저 규제 대응력이다. 금융위·금감원이 소비자보호와 시장투명성 강화 기조를 재확인한 상황에서, 증권·운용·선물·신탁 등 업권 간 이해를 조율하며 실무 대안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한 소통과 컨센서스 형성 능력이다. 회원사 체계가 다양한 금투협의 선거 구조상, 업권·지주·규모별 이해를 한데 묶는 설득력이 관건이다.
아울러 정책 신뢰 확보 역시 주요 과제로 꼽힌다. 이재명 정부의 '주가지수 5000' 공약 등 정책 드라이브와 자본시장 로드맵이 속도를 내는 국면에서, 당국과 국회에 예측 가능한 메시지를 지속 발신할 리더십이 요구된다.
새로운 협회장 앞에 놓인 현안도 만만치 않다. 사상 첫 인가를 앞둔 종합투자계좌(IMA) 도입과 발행어음 인가, 사모·대체투자 리스크 관리 체계, 토큰증권(STO) 법제화, 공모시장 재활성화, K-OTC 개선과 장기자금 유입 기반 확충, 연금·퇴직연금 디폴트옵션 고도화 등 굵직한 과제가 줄지어 대기 중이다.
7대 협회장은 감독·규제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도 새롭게 갖춰진 금융당국의 기조에 발맞춰 모험자본 공급과 투자자 보호의 균형점을 설계해야 한다는 데 업계의 시각이 모인다.
한편 선거판 구도에서 보면 집안 내 '교통정리'도 변수다. 동일 금융그룹 안에서 복수 후보가 나설 경우 표 분산 가능성이 커진다.
현재 KB금융 내 유력 차기 금투협회장 후보로 분류되는 이현승 전 KB운용 대표와 박정림 전 KB증권 대표가 이에 해당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금융투자협회 자체가 다양한 업권을 회원사로 두고 있어 서로 간 이해관계에 있어 상충하는 부분들이 분명 존재했다"며 "최초 운용사 출신 협회장인 서유석 회장 재임 기간 디딤펀드 등 해당(운용사) 부분에 일부 치우쳐졌단 지적을 받았던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코스피가 역대 최고치를 넘보고 있고, 상장지수펀드(ETF) 등 자산운용사의 역할 역시 전보다 커진 만큼 다양한 업권을 아우를 수 있는 수장이 요구되는 때"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