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HMM 인수 검토…"정식 참여는 결정 안 돼'
자문단 꾸려 사업성 검토 단계 철강·이차전지 위기 돌파 차원
[뉴스웍스=안광석 기자] 포스코가 국내 최대 해운사 HMM 인수를 검토한다.
그동안 HMM 인수설을 수차례 부인해 온 포스코는 주력인 철강사업이 중국발 공급과잉과 미국발 관세로 장기 불황을 겪고 있다. 또 한 축인 이차전지 사업도 전기자동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에 빠져 있는 만큼 새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한 차원으로 여겨진다.
4일 투자은행(IB)업계 및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그룹은 삼일PwC 및 보스턴컨설팅그룹, 대형 로펌 등과 계약을 맺고 자문단을 꾸려 HMM의 사업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포스코지주 측은 "추후 성장성이 유망하고 그룹 사업과 전략적 시너지 창출이 가능한 지 여부를 검토하는 수준"이라며 "인수 참여 여부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현재 HMM 대주주는 KDB한국산업은행(지분 36.0%)과 한국해양진흥공사(35.7%)다. 현재 HMM이 진행하는 자사주 공개매수가 오는 12일 마무리되면 산은과 해진공 보유 지분은 각각 30%대 초반으로 떨어진다.
포스코그룹은 산은 보유 지분을 인수해 최대주주에 오르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인수 비용 등 부담이 있는 만큼 단독 경영이 아닌 해진공과 공동 경영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하고 있다.
HMM의 시가총액은 23조원 수준이다. 포스코홀딩스의 올해 상반기 말 현금성 자산이 7조원 수준임을 고려하면 인수 여력은 충분하다는 평가가 업계에서 나온다.
산은과 해진공은 지난 2024년 2월 하림그룹과 진행하던 HMM 매각 협상이 결렬된 뒤 매각 작업을 잠정 중단한 상태다.
산은은 이르면 연내 HMM 매각 작업에 나설 계획이다. 현재 공석인 산은 회장이 임명되면 HMM 매각을 속도감 있게 추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HMM 민영화 추진 계획이 나올 때마다 포스코그룹은 항상 인수 후보군에 거론돼 왔다. 비용 절감을 위해 철광석 등 철강 원자재를 실어나르기 위한 대형 항구나 선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포스코는 매번 인수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