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고려아연, 소액주주 플랫폼 통한 시장 교란 논란 공방 지속

영풍 측 "액트, 영풍 공격 명분 마련 위해 타대기업도 공격" 고려아연 법적 대응 시사…"액트와 합법적 계약 영풍이 왜곡"

2025-09-10     안광석 기자
서울시 종로 고려아연 사무소. (사진제공=고려아연)

[뉴스웍스=안광석 기자] 영풍이 고려아연을 상대로 또 다시 경영권 분쟁 야기에 따른 시장 교란 행위 의혹을 제기했다. 고려아연 측은 잇따르는 영풍의 의혹 제기에 법적 대응을 시사한 상태다.

고려아연 최대주주인 영풍은 10일 “소액주주 플랫폼을 표방한 액트(운영사 컨두잇)가 고려아연의 금전적 지원을 받으며 영풍 공격의 명분을 쌓기 위해 다른 대기업 상장사들까지 공격 대상으로 삼은 정황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영풍이 공개한 지난 2월 11일자 액트 보고서에 따르면, 액트는 영풍정밀(현 KZ정밀·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포함 일가가 대주주)이 제안한 집중투표제 안건을 지지한다는 명분 확보 목적으로 고려아연이나 영풍과는 전혀 무관한 이마트·롯데쇼핑·오로라 등 이른바 ‘5대 저PBR 프로젝트’를 추진해왔다. 이와 별개로 삼성전자·네이버·현대차 등 20대 대기업에 집중투표제 도입을 요구하는 주주서한을 발송하겠다는 것이다.

영풍 측은 (액트가)국내 대표 기업들에게도 집중투표제를 요구했으니, 영풍에 대한 영풍정밀의 주주제안은 자연스럽다는 여론을 조성했다는 주장이다. 액트가 저PBR 기획을 고려아연 측에 제안한 것은 영풍·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 공개매수를 개시하기 이전이다.

이상목 대표 이름으로 지난 2024년 9월 3일 작성된 ‘고려아연-액트 프로젝트 경과 보고서’에는 ‘저 PBR 기획의도’로 “영풍의 저평가를 액트가 단독으로 거론할 경우, 액트가 이해관계 상충 이슈에 휘말릴 수 있게 되기에 저PBR 거론을 통해 자연스럽게 밸류업을 논의하면 상당한 이슈몰이가 가능하고, 영풍은 저PBR 종목 중 주요종목으로 언급되며 자연스럽게 곤경에 처하게 된다”고 명시돼 있다.

영풍 측은 “액트가 최 회장 및 일부 경영진과 함께 지난해 3월부터 본격화된 영풍과의 경영권 분쟁을 위해 다른 상장사 공격을 협의했다는 정황으로 해석된다”고 주장했다. 기업가치 제고나 지배구조 개선이 아니라 특정인의 자리 보전을 위해 제도를 도구화하고 다른 기업의 명예를 희생시킨 행위이자 자본시장 신뢰를 훼손한 사례라는 것이다.

영풍 관계자는 “액트에 대한 규제기관의 조치가 신속히 집행돼야 하며, 집중투표제와 같은 제도적 논의가 특정인의 사익을 위한 수단으로 악용된 만큼, 향후 유사 사례 방지를 위한 제도적 보완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영풍이 공개한 2월 11일자 액트 보고서. (사진제공=영풍)

이와 관련해 고려아연 측은 주총 컨설팅 업체와 고려아연이 맺은 자문 계약을 영풍이 일방적으로 왜곡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시장과 주주의 관심이 높아진 고려아연 주총의 성공적인 운영과 소액주주 등을 위한 주주친화적인 안건 개발 관련 자문 서비스를 합법적으로 제공받았고, 이를 바탕으로 지난 3월 주총에서도 사외이사의 이사회 의장 선임과 집중투표제 도입 등이 주주들의 높은 지지를 받았다는 것이다.

고려아연 측은 “구체적인 계약 내용과 달리 이를 왜곡하고 일방적 주장을 내놓고 있는 영풍 측에 강력한 유감을 전하고, 법적으로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알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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