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 무역합의 이견 속 김정관 산업장관, 美상무장관과 뉴욕서 회동

2025-09-13     차진형 기자
김정관 산업통산자원부 장관. (사진=뉴스1)

[뉴스웍스=차진형 기자] 한미 간 무역합의 후속 협상이 난항을 겪는 가운데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미국 뉴욕에서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과 만나 협의를 이어갔다.

12일(현지시간)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김 장관은 이날 뉴욕 모처에서 러트닉 장관과 회동하고 지난 7월 30일 타결된 한미 관세 협상과 관련한 후속 협상을 논의했다.

앞서 한미 양국은 △미국이 한국산 자동차 및 부품에 부과하는 상호관세를 25%에서 15%로 인하하는 대신 △한국이 총 3500억달러(약 486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 △1000억달러 규모의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 구매 등을 골자로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협상은 구두 합의 수준에 머물러 한국은 여전히 25%의 고율 관세를 적용받고 있다.

일본이 지난 4일 미국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오는 16일부터 15% 관세를 적용받게 되면서 한국의 초조감이 커지고 있다.

쟁점은 투자 방식과 권한 배분이다. 한국은 조선 분야 1500억달러, 반도체 등 전략산업 2000억달러로 구분해 직접투자 5%, 나머지는 대출·보증 등 간접지원으로 채우는 안을 제시했다. 반면 미국은 자국이 지정한 분야에 더 높은 비율의 직접투자를 요구하고, 투자금 전액에 대한 재량권도 주장하고 있다.

투자 이익 배분에서도 시각차가 크다. 미국은 "투자 이익의 90%를 자국이 보유"한다는 입장이지만, 한국은 "이익의 90%를 미국 내 재투자"로 해석하며 맞서고 있다.

러트닉 장관은 전날 CNBC 인터뷰에서 "합의를 받아들이든 관세를 내든 둘 중 하나"라며 한국을 압박했다. 그는 "일본은 이미 합의서에 서명했다. 한국도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미 정상이 지난달 백악관 회담에서 합의 사항을 재확인했음에도 세부 조율이 지연되면서, 이번 협의가 향후 자동차 업계와 대미 투자 구도에 중대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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