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멕시코 고관세에…광주·전남 제조업 '이중 충격'
멕시코 최대 50% 관세 위협, 자동차·철강 수출 직격탄 미국·일본 관세 역전, 광주 기아차 수출 경쟁력 흔들려
[뉴스웍스=김영환 기자] 멕시코의 최대 50% 관세 부과 방침과 미국의 일본산 자동차 관세 인하가 겹치며 광주·전남 제조업 생태계가 '이중 충격'에 놓였다. 자동차, 철강, 가전 산업의 수출 감소와 고용 불안이 가시화되면서 단기 대응책과 중장기 산업 구조 개편이 요구되고 있다.
18일 광주본부세관과 산업통상자원부,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멕시코는 FTA 비체결국을 대상으로 약 1500개 수입품목에 최대 50% 관세를 예고했다. 이 중 자동차 부품 수출액은 21억5300만달러로 한국 수출 1위이며, 철강은 2025년 상반기 13만톤으로 전년 대비 35% 감소했다. 업계는 부품 원가가 15~20% 상승해 영업이익률이 5~10%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분석한다.
미국은 일본산 자동차 관세를 25%에서 15%로 낮췄다. 한국은 7월 합의 후 8월 1일부터 15% 관세를 적용했으나, 차종별 적용 시점 차이와 세부 협상 지연으로 여전히 일부 현장에서는 25% 관세가 남아 있다. 이로 인해 기아 오토랜드 광주공장의 스포티지 하이브리드 가격은 3만290달러에서 3만7863달러로 올랐다. 이는 토요타 RAV4 하이브리드(3만7778달러)보다 85달러 비싸다.
15일 광주본부 세관이 발표한 '2025년 8월 무역통계'에 따르면 광주지역의 8월 수출액은 14억달러로 전년 대비 13.8% 증가했으나, 대미 수출은 3억9400만달러로 5.9% 줄어 무역수지는 6억9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품목별로는 흑자 가전제품과 타이어 수출은 각각 44.4%, 36.0% 감소했다.
이어 전남의 8월 수출액은 36억9000만달러로 7.4% 감소했으며, 철강제품 수출량은 6억5600만달러(-12.6%)로 무역수지는 6억1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품목별 수출은 기계류와 정밀기기(58.8%)가 증가한 반면 석유제품(2.8%)·화공품(11.3%)·수송장비(5.5%)·철강제품(12.6%) 등은 감소했다.
자동차 부품업계의 고용 불안도 현실화되고 있다. 멕시코 현지 생산 거점이 없는 영세 2·3차 협력업체 근로자 약 2000명이 관세 충격에 직면한다. 기아 멕시코 공장(연간 40만대 생산)의 공급망 차질도 우려된다.
현대차그룹은 2분기 실적에서 현대차 영업이익이 8282억원, 기아는 7860억원 감소했다. 관세 부담으로 월 7600억원 수준의 비용이 발생한다. 자동차 산업은 광주 제조업 생산의 44%, 전남 수송장비 수출 비중의 20%를 차지해 지역 경제 전반에 파급력이 크다.
지역 경제연구원 관계자는 "멕시코와 FTA를 체결하지 않는 한 중간재 관세 부담은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멕시코 부품 산업 경쟁력을 고려할 때 국내 기업의 현지 조달 확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경제연구소 한 관계자는 "멕시코 PROSEC 프로그램 축소 가능성을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의 관세 대응 지원과 지역 산업 생태계 강화를 병행해야 한다"며 "광주·전남은 미래차 전자부품과 친환경차 분야 투자를 확대해 구조 전환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