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 美 알트리아와 유럽 '잇몸 담배 제조사' 인수…2600억 투입
[뉴스웍스=김상우 기자] KT&G가 미국 담배제조사 알트리아(Altria)와 업무협약을 맺고 글로벌 시장에서 급성장하고 있는 '니코틴 파우치' 시장을 본격 공략한다. 니코틴 파우치란 일명 '잇몸 담배'부터 '씹는 담배' 등 연기 없이 니코틴을 흡수할 수 있는 무연담배를 지칭한다.
KT&G는 글로벌 무연담배 시장을 확대하고자 스웨덴과 노르웨이의 니코틴 파우치 제조 및 유통사인 'ASF(Another Snus Factory)'를 공동 인수한다고 23일 밝혔다.
세부적으로 KT&G는 니코틴 파우치 기업 ASF AB가 보유한 ASF AB사(니코틴파우치 생산 및 판매)와 ASF AS사(니코틴파우치 판매) 지분 100%를 확보하기 위해 알트리아와 공동투자계약을 체결, 스웨덴에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한다. 이 SPC는 두 회사의 지분을 인수해 KT&G가 직접 지분을 보유하지 않는다.
인수 대상은 ASF AB의 발행주식 1000주(지분 100%)와 ASF AS의 발행주식 100주(지분 100%)다. 취득 금액은 약 17억6057만 스웨덴 크로나(SEK)로 우리 돈으로 약 2600억원대다.
KT&G는 이번 인수 목적에 대해 "고성장 중인 니코틴 파우치 시장에 신속히 진입해 차세대 담배(NGP)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신규 성장동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열린 기업설명회에서 방경만 KT&G 사장은 알트리아의 빌리 지포드 CEO와 업무협약에 서명했다. 양사는 ASF 제품인 '루프(LOOP)'와 함께 알트리아의 '온(on!)'을 KT&G 글로벌 유통망을 통해 선보일 예정이다.
또한 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해 궐련사업 운영 효율화 방안과 포트폴리오 다양화를 꾀한다. KGC인삼공사의 건강기능식품 사업도 미국 시장에서 협력할 수 있는 기회도 만들어가기로 약속했다.
이날 방 사장은 한층 강화된 주주환원도 발표했다. 향후 발생하는 초과 자본을 효율적으로 배분해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극대화하겠다는 목표다. 세부적으로 ▲총 주주환원율 100% 이상 이행 ▲배당성향 50% 이상 유지 ▲배당수익률 마지노선 설정 ▲장기적 내재가치 대비 주가 저평가 판단 시 연중 자사주 탄력적 매입 등이다.
현금 창출에 따라 실시되는 추가 주주환원은 배당확대 기조를 반영해 자사주 매입과 균형을 맞춰 추진한다. 이를 위해 올해 연간 주당배당금 최소금액을 전년 대비 600원 오른 6000원으로 설정했다. 부동산 등 비핵심자산 유동화로 마련한 재원은 오는 24일부터 2600억원 규모의 추가 자사주 매입과 소각이 이뤄진다. 이는 지난해 말 실시한 추가 자사주 매입 및 소각보다 1000억원 확대됐다. 배당금 증액분을 더하면 전년 대비 171% 수준인 총 2760억원의 추가 주주환원이 이뤄진다.
KT&G는 2023년 말 기준 발행주식총수 대비 10.4%의 자기주식 소각을 완료했다. 이번 자사주 매입과 소각이 반영되면 누적 자기주식 소각 비율이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회사는 주주환원 강화 배경으로 지난해 3월 방 사장 취임 이후로 글로벌 밸류체인 구축이 성과를 내며 해외사업이 안정적 기반을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올해 2분기 기준으로 해외궐련 부문은 매출과 영업이익, 판매수량 모두가 5분기 연속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조정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127.8% 증가했다.
KT&G 관계자는 "글로벌 사업의 빠른 성장에 힘입어 고배당과 추가 자사주 매입·소각을 추진하게 됐다"며 "알트리아와의 협력이 본업 포트폴리오 확대와 미래성장 경쟁력 강화로 나타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