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대책 발표에도…'집값 상승' 기대 여전

9월 소비심리 '반 년만' 하락…5개월 연속 '낙관적'

2025-09-24     허운연 기자
(자료제공=한국은행)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7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뛰어올랐던 소비심리가 이번 달에는 하락 전환했다. 미국 관세 부과가 본격화됨에 따라 수출 등 경기 우려가 커진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또 9.7 공급대책에도 불구하고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은 소폭 확대됐다.

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2025년 9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번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10.1로 전월보다 1.3포인트 하락했다. 반년 만에 내렸으나 여전히 기준인 100을 훌쩍 넘으면서 '낙관적'인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소비자의 경제상황에 대한 심리를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소비자심리지수는 소비자동향지수 가운데 6개 주요 지수를 이용해 산출한다. 장기평균치(2003~2024년)를 기준값 100으로 삼아 100보다 크면 장기 평균보다 낙관적, 작으면 비관적임을 의미한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로 작년 12월 88.2까지 떨어졌던 소비심리는 4월 헌법재판소의 윤 전 대통령 파면 선고 후 6월 대통령선거가 확정되면서 5월(101.8)부터 100을 상회 중이다.

9월에는 소비자심리지수를 구성하는 6개 지수 가운데 생활형편전망·소비지출전망·현재경기판단·향후경기전망CSI는 내리고 현재생활형편·가계수입전망CSI는 보합세를 보였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현재생활형편CSI는 96으로 전월과 동일하고 생활형편전망CSI는 100으로 1포인트 하락했다. 가계수입전망CSI는 102로 전월 수준을 유지했고 소비지출전망CSI는 110으로 1포인트 떨어졌다.

현재경기판단CSI는 91, 향후경기전망CSI는 97로 각각 2포인트, 3포인트 내렸다. 취업기회전망CSI은 91로 1포인트 하락했다.

금리수준전망CSI는 93으로 2포인트 떨어졌다. 6개월 후 금리가 하락할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 한은은 지난달 28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연 2.50%인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7월에 이어 연속 동결이다. 올해 연속 동결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이번달 정책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하고, 연내 두 차례 추가 인하를 시사하면서 한은도 10월에 금리를 낮출 것이라는 관측이 늘고 있다.

이외 현재가계저축CSI는 97로 전월과 같고 가계저축전망CSI는 100으로 1포인트 하락했다. 현재가계부채CSI는 99, 가계부채전망CSI는 97로 보합세를 보였다. 임금수준전망CSI은 122로 1포인트 내렸다.

서울 한 아파트촌 전경. (사진=안광석 기자)

1년 후 집값에 대해서는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7개월째 우세했다. 9월 주택가격전망CSI는 112로 전월 대비 1포인트 상승했다. 9.7 공급대책에도 오름세를 이어갔다.

6월 120까지 올랐다가, 정부의 대출 규제 등의 대책으로 7월 109로 급락했으나 8월(2포인트), 9월에 걸쳐 조금씩 상승하는 모습이다. 

직방에 따르면 9월 들어 수도권 아파트 시장의 상승폭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9.7 공급대책 발표 이후에도 서울은 오름세를 이어갔고, 주춤했던 경기도도 이번 주 들어 반등했다.

한국부동산원 주간 통계를 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9월 첫째 주 0.08%에서 둘째 주 0.09%, 셋째 주 0.12%로 이어지며 상승폭이 확대됐다. 경기도도 보합세를 유지하다가 셋째 주에 0.01% 상승으로 돌아섰다.

직방이 국토교통부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를 분석한 결과, 9월 거래에서 종전 최고 거래가격을 넘어서는 단지가 다수 확인되면서 가격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역별로 보면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49건)에서 가장 많은 단지가 최고가를 새로 썼다. 리모델링이나 재건축 추진 등 정비사업 기대감이 맞물린 1기 신도시 분당과, 강남과의 접근성이 좋은 판교를 중심으로 강세가 유지됐다.

서울에서는 성동구(37건), 강동구(29건), 마포구(22건)가 상위권을 차지했다. 도심 입지로서 강남의 차선 선택지로 꼽히며 신흥 주거지로 수요자들의 선택을 받는 모습이다.

김은선 직방 빅데이터랩실 랩장은 "9월 들어 최고가 경신 거래가 늘어난 것은 6.27 대책 이후 위축됐던 수요가 다시 거래로 전환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9.7 대책에서 공급 확대 방안이 제시됐지만 공급정책 특성상 단기적 효과는 제한적이어서 수요자들은 현재 선택 가능한 입지와 단지에 집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지난 22일 충북 보은군 삼승면 소재 충북원예농협 과수 거점 산지유통센터(APC)를 찾아 추석 성수기용 사과 선별·출하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제공=농림축산식품부)

한편 9월 물가수준전망CSI는 145로 전월 수준을 유지했다. 1년 뒤 물가 수준이 높을 것으로 우려하는 국민이 여전한 상황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7%로, 석 달만에 1%대로 둔화됐다. 이는 SK텔레콤이 해킹 피해 보상 차원에서 요금을 감면해줬기 때문이다. 휴대전화료는 물가를 0.6%포인트 끌어내렸다. 이를 고려하면 8월에도 물가 상승률은 2%대를 이어간 셈이다.

김웅 한은 부총재는 향후 물가 흐름에 대해 "9월에는 일시적 하락요인이 사라지면서 2% 수준으로 높아질 것"이라며 "농축수산물가격 상승에도 낮은 수요압력, 국제유가 안정 등을 고려하면 당분간 2% 내외의 오름세를 지속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일반인의 지난 1년간 소비자물가상승률에 대한 인식은 3.0%로 전월과 동일했다. 향후 1년간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5%로 0.1%포인트 하락했고 3년후 기대인플레이션율과 5년후 기대인플레이션율은 모두 2.5%로 전월과 동일했다.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칠 주요 품목의 응답 비중은 농축수산물(58.1%), 공공요금(43.4%), 공업제품(30.3%) 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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