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 홈플러스에 '2000억 수혈'…김병주 회장 국감 앞둔 긴급처방?
[뉴스웍스=김상우 기자] 홈플러스 대주주인 MBK파트너스가 24일 사과문을 발표했다. 홈플러스의 대주주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며 MBK파트너스 운영수익 일부를 활용, 최대 2000억원을 홈플러스에 증여할 방침이다.
MBK파트너스는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는 점을 깊이 반성한다"며 "홈플러스의 기업 회생은 단순한 재무적 실패가 아니라, 국민 일상과 밀접하게 연결된 기업의 대주주로서 저희가 얼마나 무거운 책무를 온전히 다하지 못하였음을 절실히 깨닫게 해주었다"고 밝혔다.
앞서 MBK파트너스는 2조5000억원 규모의 보통주 무상 소각과 김병주 회장의 사재 출연 및 연대보증, 홈플러스에 총 3000억원의 재정 지원 등을 약속한 바 있다. 하지만, 보통주 무상소각은 인가 전 M&A 성사라는 조건부 약속인 동시에 채무자회생법에 따른 이행 의무를 왜곡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또한 김 회장 사재 출연과 연대보증 역시 약 1000억원대 수준으로 '쥐꼬리' 지원이 아니냐는 비난이 일었다. 정치권에서는 홈플러스 정상화를 위해 MBK파트너스가 최소 2조원을 투입해야 한다고 김 회장의 결단을 촉구한 바 있다.
MBK파트너스는 사과문에서 인가 전 M&A 과정에서 인수인의 자금 부담을 완화하고자 향후 발생할 MBK 파트너스의 운영수익 중 일부를 떼내 최대 2000억원을 홈플러스에 증여할 계획이다. 또한 국민연금이 보유한 상환전환우선주도 투자 원금 회수가 가능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밖에 공공정책과 산업 현장을 경험한 외부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MBK 파트너스 사회적 책임 위원회'를 설립해 앞으로 모든 투자 활동이 상생과 책임의 가치 위에서 이루어지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회사 측은 "앞으로의 모든 투자 활동이 사회적 책임이라는 원칙에 따라 이루어지도록 하며, 외부 전문가의 감시와 조언을 겸허히 받아들여 국민과 투자자께 더욱 투명하게 다가서고 책임을 다하는 자세로 겸손하게 임하겠다"면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다시 사과드리며 끝까지 책임을 다하고 진정으로 변화하는 글로벌 운용사로 거듭나겠다”고 머리를 숙였다.
한편, 지난 19일 김남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본사에서 김 회장과 비공개 면담을 마친 직후 기자들과 만나 "(김 회장은) 현재 유력한 협상자와 협상하고 있는데, 올해 11월 10일까지 끝내기로 했다고 한다"고 홈플러스 M&A가 임박했다고 언급했다.
홈플러스는 지난 3월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했으나 시장에서 별다른 반응이 나오지 않고 있다. 후보로 거론됐던 쿠팡, 농협, GS리테일 등은 모두 홈프러스 인수에 관심이 없다며 손사래를 쳤다. 최근 이억원 금융위원회 위원장 후보자는 국회에서 MBK파트너스의 홈플러스 인수·운영 과정에서 드러난 논란에 위법 행위가 확인되면 엄중히 조치하겠다고 밝혀 M&A 결과와 상관 없이 김 회장의 고발을 암시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다음 달 국정감사가 예정됐고 최근 롯데카드 해킹사건이 일파만파 커지면서 김병주 회장에게 화살이 돌아가는 실정"이라며 "정치권이 김 회장을 마냥 덮어주다간 공범이라는 국민적 지탄을 받게 된다. MBK파트너스의 뜬금 없는 사과문과 홈플러스 2000억원 증여는 최근 상법개정안 등 칼날을 세우는 정부여당의 강경한 태도에 시선을 분산시키기 위한 궁여지책"이라고 주장했다.
다음은 이날 MBK파트너스 사과문 전문이다.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
홈플러스를 사랑해주신 국민 여러분께 큰 걱정과 실망을 드린 점, 대주주로서 저희 MBK파트너스가 머리 숙여 사과드립니다.
지난 10년간의 투자 과정에서 저희의 부족한 판단과 경영 관리로 인해 홈플러스가 기업 회생이라는 중대한 상황에 이르게 되었고, 그 결과 수많은 임직원과 협력업체, 채권자들 그리고 고객 여러분께 불안과 어려움을 드리게 된 점을 통감합니다.
홈플러스의 기업 회생은 단순한 재무적 실패가 아니라, 국민 일상과 밀접하게 연결된 기업의 대주주로서 저희가 얼마나 무거운 책무를 온전히 다하지 못하였음을 절실히 깨닫게 해주었습니다. 홈플러스의 기업 회생과정에서 저희는 사회적 책임을 끝까지 다할 것이며, 앞으로 사회적 책무를 실천하는 운용사로 더욱 나아가겠습니다.
이미 2조5000억원 규모의 보통주 무상 소각 결정을 했고, 홈플러스에 3000억원의 재정 지원을 집행하고 있지만, 국민 여러분께 드린 상처와 실망에 비하면 여전히 부족하다는 점을 잘 알고 있습니다.
이에 더하여, 인가 전 M&A 인수인의 자금부담을 덜어주기 저희 MBK파트너스는 장래 운영 수입을 재원으로 하여 향후 최대 2000억원을 홈플러스에 무상으로 추가 증여하겠습니다. 또한 국민연금이 투자한 상환전환우선주가 회수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아울러 사회 각계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MBK파트너스 사회적 책임위원회’를 설립하겠습니다. 이를 통해 앞으로의 모든 투자 활동이 ‘사회적 책임’이라는 원칙에 따라 이루어지도록 하겠습니다. 외부 전문가의 감시와 조언을 겸허히 받아들이겠습니다. 국민과 투자자께 더욱 투명하게 다가서며, 책임을 다하는 자세로 겸손하게 임하겠습니다.
홈플러스는 수많은 근로자와 협력업체, 지역사회의 기반이자 민생 경제의 중요한 한 축입니다. 저희는 그 책임의 의미를 무겁게 받아들이며, 기업 회생 절차로 국민 여러분께 큰 상처와 걱정을 끼쳐 드리게 된 점에 대해 다시 한 번 사과드립니다.
무엇보다도 홈플러스의 2만명 임직원과 8만명 협력업체 직원들의 생계를 지켜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거듭 사과드리며, MBK파트너스는 끝까지 책임을 다하고 진정으로 변화하는 글로벌 운용사로 거듭날 것을 약속드립니다.
MBK파트너스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