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은정 "끝장난 검찰 시대…윤석열은 가롯유다와 같은 악역"
[뉴스웍스=김상우 기자]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이 검찰청 폐지를 담은 '정부조직법 개정안' 국회 통과 소식을 전하면서 이제는 검찰이 부끄러움을 알아야 한다고 일갈했다.
27일 임 지검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검찰이 감당하지도 못하는 권한을 움켜쥐고 사회 주동세력인 체하던 시대는 저물어야 한다"며 "우리 검찰이 감당하지 못하는 권한을 흔쾌히 내려놓고 있어야 할 자리로 물러서는 뒷모습이 일몰의 장엄함까지는 아니어도 너무 흉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간절했지만, 그럴 리 없다는 것 역시 잘 알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릇에 넘치는 권한이라 감당치 못하니 넘치기 마련이고, 부끄러움을 알고 현실을 직시하는 지혜가 있었다면 이렇게까지 안 되었을 테니 부딪치고 깨어지는 파열음이 요란할 수밖에 없다"고 힐난했다.
그러면서 "그럼에도 검찰의 시대는 결국 저물 것이고 우리 사회는 또다시 나아갈 것이다. 그게 우리가 지금까지 보아온 역사"라며 "(나는) 검찰 구성원이라 속상하지만 의연하게 일몰을 맞으며 내일을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임 지검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도 언급하며 검찰과 함께 싸잡아 비난했다. 그는 "2020년 11월 26일 윤석열 검찰총장이 대검에 근무할 때 '윤 총장과 함께 우리 검찰이 몰락하겠구나'를 예감했다"면서 "어제 아침 피고인 윤석열의 법정 모습을 뉴스로 접하고, 어제 저녁 정부조직법 개정안 국회 본회의 통과 뉴스를 접하고 보니 5년 전 이런 날을 예감했으면서도 20년 넘게 검찰에 몸담은 사람으로의 서글픔이 없을 수 없어 마음에 격랑이 일었다"고 썼다.
이어 "피고인 윤석열이 여전한 것처럼 그를 대통령으로 옹립하고 옹위했던 검찰 역시 통렬한 반성과 변화를 찾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며 "그럴수록 민심의 성난 물결에 부서지고 더욱 쪼개질 테니 가롯 유다가 그러했듯 그가 시대의 악역을 감당한 게 아닐까 싶어 역사의 순리에 모골이 송연해지고 검찰 구성원이자 후배로 안타까운 마음도 어쩌지 못한다"고 부연했다.
임 지검장은 "때가 이르러 해가 저물고 밤이 찾아들었지만, 다시 내일의 태양이 떠오른다"며 "우리가 맞이할 내일이 오늘보다 훨씬 나을 수 있도록 더욱 궁리하고 분투해 보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