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지화된 금융당국 조직개편…이억원 "일하는 방식 과감히 혁신"

[뉴스웍스=박성민 기자] 금융당국 체계 개편이 당·정·대 결정에 따라 전면 무산된 가운데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직원들을 향해 금융 소비자 보호와 공공성·투명성을 전제로 한 조직 쇄신을 주문했다. 

29일 이 위원장은 긴급 간부회의를 열고 "조직과 일하는 방식 전반을 과감히 혁신해 금융 사고와 금융 범죄로 인한 소비자 피해가 반복되는 문제, 금융 행정의 공공성·투명성과 현장 소통이 부족한 문제, 민생과 실물경제 지원이 충분하지 못했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소해 나가야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당정대는 지난 26일 금융당국 조직개편안을 전격 철회했다. 이에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당분간 기존 이원화 체제를 유지하게 됐다.

그러나 이 위원장은 "금융위를 바라보는 국민과 시장의 시선은 여전히 엄중한 상황"이라며 "이제부터 우리는 개편 논의 과정에서 나왔던 금융 행정에 대한 문제제기와 지적을 깊이 새겨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국민 신뢰를 얻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비상한 각오로 금융 소비자 보호와 공공성·투명성을 위한 스스로의 쇄신에 전념해야한다"고 덧붙였다. 

이 위원장은 "소비자 보호 기능 제고 등 금융 본연의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 조직과 업무의 재편을 관계부처와 협의해 나갈 계획"이라며 직원들을 향해 크게 세 가지를 당부했다. 

먼저 그는 "익숙한 금융만의 시각에서 벗어나 소비자와 수요자, 금융 약자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소비자 중심 금융으로의 대전환을 위해 우리가 먼저 기존 사고의 틀을 바꿔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대내·외 불확실성에 대한 철저한 위기 대응, 생산적 금융으로의 대전환과 자본시장 활성화, 포용적 금융의 가시적 성과 창출 등 금융위에 주어진 여러 미션에 대해 공직자로서 소명의식을 갖고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시장에서 바라보는 금융위의 벽은 여전히 높다"며 "정부 당국의 권위는 권한이 아니라 실력에서 나온다는 점을 명심하고, 모든 업무에 낮은 자세로 임해달라"고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이 위원장은 "오늘을 계기로 금융위가 금융 행정을 통해 국가적 현안 해결에 기여하고 국민들께 실질적인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며 "더욱 유능한 조직을 함께 만들어나가자"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