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국정자원 화재 관련자 4명 입건…업무상실화 수사 본격화

2025-10-01     정민서 기자
지난달 30일 오전 대전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 4일차 합동감식이 시작된 가운데, 합동감식반이 화재 현장에서 반출한 리튬이온 배터리를 운반하고 있다. (사진=뉴스1)

[뉴스웍스=정민서 기자] 대전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화재와 관련해 경찰이 현장 관계자들을 업무상실화 혐의로 입건하며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전경찰청은 1일 국정자원 현장 관리자 1명과 공사 작업자 2명, 감리업체 관계자 1명 등 총 4명을 입건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달 말 발생한 화재 당시 리튬이온 배터리 이전 작업을 맡았던 인원으로, 관리·감독상 과실 여부가 수사의 초점이 되고 있다.

경찰은 지금까지 공사 관계자 등 12명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으며, 진술과 확보된 자료를 토대로 일부 책임이 있다고 판단된 4명을 피의자로 전환했다. 국정자원 관계자는 현장 관리 인력이지만 안전관리 감독자는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화재는 국정자원 5층 전산실에서 무정전·전원(UPS)장치용 리튬이온 배터리를 지하로 옮기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국정자원 측은 "전원 차단 40분 뒤 불이 났다"고 설명했지만, 배터리에 잔류 전류가 남아 있었을 가능성도 배제되지 않고 있다.

경찰은 전산실 내외부에 설치된 25대의 CCTV 영상을 확보해 분석 중이다. 다만 최초 발화 순간이 담긴 장면은 확인되지 않아 불이 배터리에서 시작됐는지, 다른 곳에서 옮겨붙었는지는 여전히 불분명하다.

감식반은 현재까지 확보한 배터리 6개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 이송해 정밀 감식을 진행 중이다. 이 중 일부에서는 잔류전류가 검출돼 안정화 작업을 거친 뒤 추가 분석이 이뤄질 예정이다. 경찰은 배터리 제조사와 UPS 제작사 관계자 등 전문가도 참고인으로 불러 화재 가능성을 다각도로 확인할 방침이다.

경찰은 또 국정자원 측의 협조가 충분하지 않다고 보고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당시 현장 인원은 11명으로 파악됐다"며 "현장을 보존하면서 증거물 분석과 감정을 진행 중이며, 필요할 경우 추가 합동감식도 이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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