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銀, 생산적 금융 본격 가동…'지역선도기업 대출' 선봬
비수도권 첨단·주력산업 육성…80조 프로젝트 지역균형 성장 시험대
[뉴스웍스=차진형 기자] 우리은행이 '생산적 금융' 전환을 위한 80조원 프로젝트의 본격적인 실행에 나섰다. 지난 9월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제시한 '금융의 미래는 생산적 자본공급에 달려 있다'는 기조가 첫 상품으로 구체화된 것이다.
우리은행은 생산적금융 전환 80조원 일환으로 '우리 지역선도기업 대출'을 출시했다고 9일 밝혔다.
우리 지역선도기업 대출은 지역소재 첨단전략산업 육성 16조원을 배정받아 설계됐다. 대상은 수도권(서울·경기·인천)을 제외한 비수도권 기업으로, 기술혁신을 통해 신시장을 창출하는 첨단산업과 고용·생산을 견인하는 주력산업이 핵심이다.
이는 정부가 추진하는 지역균형발전 전략 및 산업통상자원부의 '제5차 산업집적활성화 기본계획'과 보폭을 맞춘 행보다. 수도권 쏠림을 막고 지역 산업단지 밖 일반 기업까지 금융지원 대상을 넓히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대출 구조도 기존 관행을 벗었다. ▲기관·협회 추천 기업 ▲성장유망산업 업종 ▲신규 거래 고객 ▲기술등급 우수기업 등에 대해 지역 우대금리와 차별화된 금리 인하를 적용한다.
특히 영업점장이 전결로 신속히 승인할 수 있어 통상 2~3주 이상 소요되던 절차가 단축될 전망이다.
또한 비수도권 기업이 업무용 부동산을 매입하는 경우 시설자금 대출한도를 최대 15% 추가 지원해 안정적인 자금조달 환경을 마련했다.
우리은행은 이번 상품 출시를 통해 단순한 자금공급이 아니라 지역경제의 선순환 구조 강화를 강조했다. 생산적 금융이 기업 성장으로 이어지고, 다시 지역 일자리와 소비로 환류되는 모델을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BIZ 프라임센터 등 중소기업 특화채널을 활용, 공단 중심에서 벗어나 지역 기업 전반으로 지원망을 확장한다는 방침이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이번 조치가 단순한 신상품 출시를 넘어 정책금융과 민간금융이 어떻게 맞물릴 수 있는지 시험하는 분기점이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금융당국은 산업 구조 재편과 균형 발전을 위한 정책 패키지를 마련 중이며 은행권의 생산적 금융은 이를 뒷받침하는 실탄 역할을 맡게 된다.
우리은행의 첫걸음이 성공한다면 다른 시중은행들도 유사한 지역 특화형 금융상품을 내놓으며 비수도권 금융 경쟁이 본격화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지역 기업의 신용평가 체계 개선, 리스크 관리, 산업별 맞춤 심사 역량 강화는 여전히 숙제로 꼽힌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수도권 1극 체제를 극복하고 지역 균형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지역 맞춤형 금융지원으로 기업과 지역이 함께 성장하는 길을 열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