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사상 최대 이익 낸 은행권…서민금융 지원액은 줄였다

5대 은행 서민금융 5년 새 15% 감소…순이익은 1.6배↑

2025-10-10     차진형 기자
서울 시내의 한 건물에 설치된 IBK기업은행·KB국민은행·SC제일은행·신한은행·하나은행·우리은행 ATM기기 모습 (사진=차진형 기자)

[뉴스웍스=차진형 기자] 은행권이 사상 최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가운데, 서민금융 지원 규모는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 수익이 은행 순이익을 끌어올렸지만 금융 포용의 사각지대는 여전히 방치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이 은행연합회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5대 은행(국민·신한·우리·하나·농협)의 서민금융 지원액은 370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20년(4359억원) 대비 15% 감소한 액수다.

반면, 같은 기간 5대 은행의 당기순이익은 8조6219억원에서 13조7897억원으로 1.6배 증가했다. 순이익 대비 서민금융 지원 비율은 5.1%에서 2.7%로 절반 가까이 축소됐다.

즉, 2020년 대비 서민금융 지원 총액은 650억원가량 줄어든 반면 같은 기간 순이익은 5조원 이상 늘었다. 고금리 환경에서 이자이익이 폭증했지만, 서민·취약계층을 위한 재투자는 미흡했다는 평가다.

지원 항목을 들여다보면 문제는 더 명확하다. 전체 서민금융 실적의 70~80%가량은 은행 자체 재원이나 기부가 아닌 고객의 휴면예금 출연분으로 채워졌다.

휴면예금은 거래가 중단된 지 5년 이상 된 예금을 서민금융진흥원에 출연하는 제도인데, 은행연합회는 이를 서민금융 지원 항목으로 분류하고 있다.

결국 은행이 스스로 재원을 투입하기보다는 고객의 묵은 자금을 사회공헌 실적으로 포장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지난 5년간 은행권은 초과이자 수익에 힘입어 역대급 실적을 이어왔다. 2022년부터 3년 연속 10조원대 순이익을 올리며 부러움을 샀다. 그럼에도 은행권의 사회공헌 지출, 서민금융 출연, 중소서민 대출 비중은 정체 상태다.

신장식 의원은 "은행은 단순한 영리조직이 아니라 금융공공성을 수행하는 기관"이라며 "코로나19 이후 고금리·고물가·저성장으로 고통받는 서민을 위해 보다 적극적인 금융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서민금융의 대부분이 휴면예금 출연에 의존하는 구조는 개선돼야 한다"며 "은행이 자체 이익의 일부를 사회적 기금으로 환원하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