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은행 연말 인사 태풍…차기 행장 '초읽기'
아이엠뱅크, 차기 행장에 김기만 부행장 '무게' 광주·전북은행, 실적 부담에도 '무난한 연임' 전망 방성빈 부산은행장, 해양금융 확대 '3연임 굳히기'
[뉴스웍스=정희진 기자] 5일 금융권에 따르면 광주·전북·부산은행과 아이엠뱅크 행장의 임기가 연말에 종료된다.
가장 시선이 집중되는 곳은 아이엠뱅크다. 황병우 행장이 연말 퇴진을 확정하면서 후임 인선 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당시 iM금융 측은 "자본비율 개선, PRM제도 정착, 1인 지점장 제도를 통한 영업권역 확대 등 경영체질 개선이 안정적으로 이뤄졌다"며 황병우 회장의 행장 겸직 체제 종료 사유를 밝혔다.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9월 22일 승계 프로그램을 가동했다. 내부에서는 ▲강정훈(경영기획) ▲박병수(리스크관리) ▲김기만(수도권) 부행장, 지주에서는 ▲천병규(경영전략) ▲성태문(가치경영) 부사장이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이 가운데 김기만 부행장이 사실상 차기 행장으로 유력하다는 관측이 확산하고 있다.
김 부행장은 노조 부위원장·위원장을 거쳐 여의도지점장, 환동해본부장, 공공금융그룹장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수도권그룹을 총괄하고 있다. 수도권 네트워크와 추진력을 겸비한 '영업형 리더'로 평가받는다.
아이엠뱅크 관계자는 "시중은행 전환 이후 수도권 공략이 중요 과제인 만큼, 수도권 경험이 있는 인사가 될 가능성이 높다"며 "김 부행장은 역량 자체도 탁월하지만, 추진력과 리더십이 탁월한 임원"이라고 평했다.
실제로 김 부행장은 수도권 시장 공략을 주도하며 외부 인재 영입과 조직 체질 개선에 적극 나서왔다. 경쟁 은행 출신 지점장과 디지털 담당 임원을 외부에서 발탁하기도 했다.
JB금융 산하 광주은행(고병일 행장)과 전북은행(백종일 행장) 수장들도 올해 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두 행장 모두 3연임을 앞두고 있지만, 최근 실적 둔화가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광주은행은 올해 3분기 순이익 2336억원으로 전년 대비 6.97% 줄었다. 이자이익은 6152억원, 비이자이익은 567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각각 4.1%, 18.2% 감소했다. 충당금 전입액을 줄였음에도 순이익 방어에 실패했다.
전북은행은 순이익 1784억원으로 3% 늘었지만, 비이자이익이 -169억원으로 전년 대비 306% 급락했다. 비이자 부문의 적자폭이 커지며 수익구조 개선이 과제로 지적된다.
내부에서는 이 같은 우려에도 무난히 연임할 것으로 보고 있다.
JB금융 관계자는 "원래 임기만료 3개월 전에 지주 쪽에 임추위 관련 공시가 있어야 한다"면서도 "광주·전북 모두 은행장들이 큰 이슈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뚜렷한 논란이 없는 한, 현 체제가 유지되는 흐름이 있다"며 "과거 김한 회장 때 임용택 행장도 장기 연임을 한 사례가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내부에서도 하마평이 거의 오르내리지 않는다"며 "올해 3분기 실적도 시장에서는 부진해 보일 수 있지만, 내부 성과로 보면 나쁘지 않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3연임이 가장 확실시되는 인사는 방성빈 부산은행장이다. 조선·해운업 여신 회복과 해양산업금융 강화로 성과를 인정받고 있기 때문이다.
방 행장은 2023년 4월 1일 부산은행장에 취임해 올해 12월 31일까지 임기를 연장했다. BNK금융 자회사 대표는 통상 2년 임기 후 1년 단위 연임이 가능하다.
첫 번째 연임의 배경에는 '부산시 금고 수성'이 있었다. 지난해 부산시는 24년 만에 경쟁입찰을 실시했으며, 부산은행은 1금고 운영기관으로 재선정됐다. 시금고 업무 수행능력과 지역사회 기여도, 이용 편의성을 높이 평가받았다. 부산시 예산을 향후 4년 동안 다시 맡게 되면서, 방 행장은 지역 금융의 주도권을 굳혔다.
올해 들어서는 해양산업금융 확대 전략이 '두 번째 연임'의 결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방 행장은 7월부터 동남권투자은행 설립 논의에 대응해 해양금융 강화에 나섰다.
HJ중공업에 대규모 선수금환급보증(RG)을 단독 발급하고, 8월에는 해양기업 금융 'BNK힘찬도약펀드'를 출시했다. 이어 9월에는 한국해양진흥공사와 협약을 맺어 해양산업 육성을 추진했다. 10월에 들어와서는 해양금융미래전략 싱크랩을 출범해 해양 관련 전문 지식 함양에 힘쓰고 있다.
3분기 실적도 호조세다. 부산은행의 누적 순이익은 4209억원으로 전년 대비 9.4% 증가하며 5대 지방은행 중 1위를 기록했다. 이자이익(1조1598억원) 역시 가장 많았고, 비이자이익은 473억원으로 75% 급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