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한국투자증권 사상 첫 'IMA 타이틀'…키움증권도 발행어음 인가

정부,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종투사 모험자본 공급 의무 본격화 IMA·발행어음 시장 경쟁 구도 재편…코스닥 리서치 강화책도 추진

2025-11-19     박성민 기자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자기자본 8조원 이상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로 지정됐다. 키움증권은 자기자본 4조원 종투사 지정과 동시에 단기금융업 인가도 획득했다. (사진제공=각 사)

[뉴스웍스=박성민 기자]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자기자본 8조원 이상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로 지정됐다. 키움증권은 자기자본 4조원 종투사 지정과 동시에 단기금융업 인가도 획득했다. 

19일 금융위원회는 정례회의를 통해 자본시장 생태계 내 모험자본 공급을 확대하기 위한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종합투자계좌(IMA) 사업에, 키움증권은 발행어음 사업에 각각 뛰어들게 된다.

◆모험자본 공급 의무 강화…2028년까지 단계적 '상향'

이번 시행령 개정의 핵심은 종투사의 '모험자본 공급 의무'다. 금융위는 발행어음 또는 IMA를 보유한 종투사가 전체 운용자산 중 발행어음·IMA 조달액의 25%에 해당하는 규모를 모험자본에 투자하도록 의무화했다. 

해당 비율은 단계적으로 상향돼 2026년 10%, 2027년 20%, 2028년 25%로 적용된다. 투자 범위에는 중소·중견·벤처기업의 증권 발행, A등급 이하 채권, 벤처투자조합 출자, 모태펀드·코스닥벤처펀드 등 각종 정책 펀드 출자 등 폭넓은 영역이 포함된다.

다만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낮은 중견기업 및 A등급 채권으로 투자가 쏠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이 부문은 전체 모험자본 의무액의 30%까지만 실적으로 인정된다. 정부가 종투사의 모험자본 운용을 사실상 '리스크 감수형'으로 유도한 셈이다. 

금융위는 "제도의 취지가 생산적 금융으로 자금을 흘려보내는 데 있는 만큼 특정 등급 채권에 편중되지 않도록 하겠다"며 추가 제도화를 예고했다.

부동산 투자 규제도 강화됐다. 그동안 종투사는 발행어음·IMA 자금의 최대 30%를 부동산 관련 자산에 운용할 수 있었지만, 부동산 편중을 누그러뜨리기 위해 이 비율을 10%까지 대폭 축소하기로 했다. 

IMA는 기존 운용분이 없기에 즉시 10% 규제가 적용된다. 증권사들의 자금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부문에 집중되는 구조를 해소하고, 모험자본으로의 이동을 유도하기 위한 조치다.

정부가 종투사 지정 요건을 강화한 것도 눈에 띈다. 종투사로 승격하려면 해당 단계 자본요건(3조→4조→8조)을 2년 연속 충족해야 하며, 대주주 적격성, 내부통제 체계, 사회적 신용 등 정성적 심사 기준도 신설됐다. 이는 단순 '덩치 경쟁'이 아니라 내실을 갖춘 종합투자업자로 성장시키겠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시장 인프라 측면에서는 코스닥 리서치 기능이 크게 강화될 전망이다. 

새롭게 지정된 종투사들은 코스닥 상장사 분석을 위한 전담부서를 확대 운영하고, 기업 분석 범위와 리포트 발간 수를 늘리겠다는 계획을 금융위에 제출했다. 코스닥 시장 내 정보 비대칭을 완화하고, 기관투자자들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정책적 장치다.

◆IMA·발행어음 출시 본격화…3사 전략 경쟁 시작

IMA는 고객 예탁금을 통합 운용한 뒤 성과를 배분하는 구조로, 고객이 증권사의 자산운용 능력을 직접 공유하는 형태의 실적배당형 상품이다. 금융위는 국민이 다양한 투자수단을 확보하고 증권사의 운용 성과를 함께 향유하겠다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연내 IMA 출시를 목표로 상품 개발을 마무리하고 있다. 키움증권도 첫 발행어음을 연내 발행할 예정이다. 

먼저 미래에셋증권은 IMA를 통해 상품 구조를 세분화하며 기존에 강점을 보유한 WM부문과의 시너지를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고객마다 서로 다른 위험 선호도와 기대 수익률을 고려한 맞춤형 상품을 단계적으로 보완해 보다 정교한 IMA 서비스를 제공한단 구상이다.

먼저 실적배당형 IMA 1호 상품을 시작으로, 이후에는 배당·프로젝트형(혁신성장 기업 편입) 상품으로 라인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다만 단기적인 잔고 확대에 집중하기 보다는 미래에셋증권이 보유한 글로벌 투자 역량과 벤처 투자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양질의 IMA 2호·3호 상품을 순차적으로 선보일 방침이다. 

전경남 미래에셋증권 트레이딩사업부 사장은 "IMA 도입 취지에 따라 모험자본에 적극적으로 자금을 공급해 생산적 금융으로의 대전환에 기여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IMA는 원금 지급이 증권사의 신용으로 이뤄지는만큼, 글로벌투자전문회사로서 전문적인 리스크 관리 및 운용 역량을 기반으로 고객에게 신뢰 있는 IMA 상품을 공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제도 초기 안정형 상품을 우선 공급하며 시장의 신뢰를 쌓고, 점진적으로 상품 포트폴리오를 확장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안정적인 수익 제공을 우선시하되, 일부 포트폴리오는 성장성 높은 지분증권 등에 투자해 수익률을 극대화할 방침이다. 상품 포트폴리오는 기업대출, 인수금융 등 국내 기업금융을 중심으로 운용하며, 글로벌 펀드를 통해 수익률을 향상시킨단 전략이다. 

한국투자증권은 IMA 사업자 지정을 대비해 운용그룹 내 IMA 담당 부서와 2개 하위 부서를 신설하고, 12명의 전담 인력을 배치해 상품 출시를 추진 중이다. 향후 고객과 조달금액의 추이를 지켜보며 조직을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대표는 "IMA 도입은 고객 맞춤형 자산 관리와 안정적인 투자 기회를 제공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를 통해 고객의 신뢰를 구축하고, 제도 도입 취지에 맞춰 기업금융 활성화 및 자본시장의 성장을 촉진하는 기회로 삼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앞으로 민·관 협의체를 통해 종투사의 모험자본 공급 실적을 분기별로 점검하고, 우수사례 공유와 제도 보완을 병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어 "이번 제도 개편이 생산적 금융 생태계 확립의 첫걸음"이라며 "연내 종투사 추가 지정 절차도 신속히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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