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짠富테크] 보험, 주계약만 믿었다간 '반쪽 보장'…알아두면 좋은 특약 활용법

2025-11-23     차진형 기자
(출처=픽사베이)

[뉴스웍스=차진형 기자] 보험은 한 번 가입하면 10년, 20년씩 가져가는 경우가 많다.

그만큼 처음 설계가 중요한데, 막상 설계 단계에서 가장 헷갈리는 부분이 있다. 바로 '주계약'과 '특약'이다. 상품 설명서는 복잡한데, 설계사는 "특약 조금만 더 넣으시죠"라고 쉽게 말한다. 정작 가입자는 본인이 어떤 보장을 얼마나 갖는지 모르는 경우가 적지 않다.

보험의 구조와 주요 특약의 종류, 선택 기준만 이해해도 '납입만 열심히 하는 보험'에서 '내 삶에 맞는 보험'으로 바꿀 수 있다.

보험은 기본적으로 주계약과 특약으로 구성된다.

주계약은 보험의 뼈대다. 종신보험이라면 '사망 보장', 암보험이라면 '암 진단 시 보험금 지급', 연금보험이라면 '생존 시 연금 지급'이 주계약에 해당한다. 상품명만 봐도 주계약이 무엇인지 대부분 알 수 있다. 이 주계약에 따라 납입 기간, 만기, 기본 보험료가 결정된다.

반면 특약은 말 그대로 '특별약관'이다. 주계약만으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거나, 생활에 필요한 보장을 추가하는 역할을 한다. 종신보험에 암·뇌·심장 진단비 특약을 더하면 사망뿐 아니라 중대질환에 대비할 수 있고, 운전자 보험에 변호사 선임비 특약을 넣으면 교통사고 발생 시 법률 비용까지 보장받을 수 있다.

문제는 특약을 어떻게 구성하느냐다. 같은 보험료라도 어떤 특약을 붙이느냐에 따라 보장 수준이 완전히 달라진다.

보험 특약은 크게 다섯 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진단비, 수술·입원, 생활·상해, 재해·간병, 제도성 특약이다. 주계약의 성격에 따라 붙일 수 있는 특약이 달라지지만, 구조를 알고 보면 선택이 훨씬 쉬워진다.

진단비 특약은 암·뇌혈관·심혈관질환 등 특정 질환을 진단받았을 때 정해진 금액을 지급한다. 치료비뿐 아니라 소득 공백, 생활비까지 보완할 수 있다. 동일 질환이라면 여러 계약에서 중복 보상이 가능한 경우가 많아 ‘핵심 특약’으로 꼽힌다. 다만 가입 후 일정 기간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는 면책기간, 초기 몇 년간 보험금을 깎는 감액기간이 있을 수 있어 약관 확인이 필수다.

수술·입원 특약의 경우 수술을 받거나 입원했을 때 하루당 또는 건당 정액을 지급한다. 실손보험이 실제 의료비를 보상해 준다면, 수술·입원 특약은 간병비·생계비 성격이 강하다. 수술·입원 횟수, 질환별 한도 등 제한 조건이 많으니 지급 횟수와 범위를 반드시 체크해야 한다.

생활·상해 특약은 교통사고, 골절, 화상 등 일상생활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고에 대비하는 특약이다. 활동량이 많은 자녀, 운전을 자주 하는 직장인에게 유용하다. 약관에서는 '상해'를 '재해'로 정의하는 경우가 많고, 보험사마다 보장 범위가 조금씩 다르므로 어떤 상황까지 보장하는지 꼭 확인해야 한다.

재해·간병 특약은 재해로 인한 사망·후유장해, 장기 요양, 치매 등 고령기 리스크를 다루는 특약이다. 노후 간병비와 생활비를 보장해 주기 때문에 은퇴 준비 단계에서 관심이 높다. 다만 장해율 산정 기준, 요양·치매 인정 기준이 엄격해 '언제부터, 어떤 상태에서' 보험금이 나오는지 세밀히 봐야 한다.

제도성 특약의 경우 보험사가 별도 보험료 없이 제공하는 혜택 성격의 특약이다. 예를 들어 건강한 가입자에게 보험료를 할인해 주거나, 보험금 대리청구 서비스를 제공하는 형태다. 변액보험에서는 펀드 선택 범위를 넓혀 운용 자유도를 높여주는 특약도 있다. 당장 큰 보장은 아니지만, 장기 가입 시 편의성을 높여주는 역할을 한다.

특약은 한 번 가입하면 중간에 빼거나 새로 넣기 쉽지 않다.

대부분 주계약과 함께 가입해야 하고, 이후 추가 가입 시에는 건강 심사나 보험료 인상이 다시 적용되기도 한다. 그렇다면 어떤 기준으로 고르는 게 좋을까.

먼저 중복 보장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이미 다른 보험에서 암 진단비·수술 특약을 충분히 갖고 있다면, 같은 보장을 여러 개 넣어도 실손처럼 실제 손해 범위만 인정돼 '중복 보상'이 안 나오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는 불필요하게 보험료만 늘어나게 된다.

이어 가족력과 생활 패턴을 고려해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 부모나 형제에게 심혈관·뇌혈관질환이 있었다면 관련 진단비 특약을 우선 챙기는 식이다. 자녀가 어리다면 골절·화상·상해 관련 특약을, 운전을 많이 한다면 운전자·교통상해 특약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

보험료 대비 효율을 따져야 한다. 발병 가능성이 매우 낮거나, 지급 조건이 지나치게 까다로운 특약에 높은 보험료를 내는 것은 비합리적이다. 희귀질환 전용 특약처럼 '있으면 좋지만 실제로 받기는 어려운' 보장은 기본 구조를 다 갖춘 뒤에 고민해도 늦지 않다.

마지막으로 생애주기별로 재점검하는 것이 좋다. 미혼 시기에는 본인 질병·상해 중심으로, 결혼·출산 후에는 가족의 생활비·교육비, 사망 보장을 강화하는 식으로 설계 방향이 달라진다. 은퇴 이후에는 간병·치매·장기요양 특약 비중을 높이는 것이 현실적이다.

보험 증권을 꺼내 보면 대부분의 가입자는 주계약 이름만 알고 특약 내용은 모르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실제 위기 상황에서 차이를 만드는 것은 주계약보다 세밀하게 설계된 특약인 경우가 많다.

전문가들은 "보험을 고를 때 상품명이나 주계약만 보지 말고, 본인 인생에서 가장 큰 리스크가 무엇인지 먼저 생각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필요한 특약을 골라 쌓아 올려야 보험이 '월급처럼 빠져나가는 비용'이 아니라 '위기 때 지켜주는 안전망'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