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폴더블폰 1위 탈환 나선 삼성전자…모토로라·화웨이 '3파전'

2025-11-24     채윤정 기자
10월 28일 오전 경북 경주 엑스포공원 에어돔에서 열린 APEC CEO 서밋 부대행사인 'K-테크 쇼케이스' 삼성전자 부스에서 두 번 접는 스마트폰인 ‘트리폴드폰’ 실물이 최초 공개되고 있다. (사진=뉴스1)

[뉴스웍스=채윤정 기자] 미국 플립형 폴더블폰 시장에서 점유율 2위로 밀려난 삼성전자가 1위 탈환에 나선다. 70%대 점유율로 미국 시장 1위에 오른 모토로라와 글로벌 1위 자리를 굳힌 화웨이가 경쟁자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다음 달 5일 트리폴드폰 '갤럭시 Z 트리폴드'를 공개하고 한국·미국·중국·아랍에미리트(UAE) 등의 국가에서 출시할 전망이다. 

폴더블폰은 중국 다음으로 큰 시장이 미국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023년까지 글로벌 폴더블폰 1위를 지켜냈는데, 미국의 높은 점유율이 큰 몫을 했다. 시장조사 업체인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전체 폴더블폰 시장에서 중국은 56%, 미국은 20% 판매 비중을 차지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모토로라가 저가의 스마트폰을 출시해 미국 플립형 폴더블폰 시장 1위를 차지했는데, 우리는 전체 폴더블폰 시장 1위 탈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라며 "트리폴드폰은 '삼성이 만들면 달라'라는 의미에서 기술력을 과시한 측면이 크다. 트리폴드폰과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는 폴드7 판매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모토로라가 폴더블폰 시장에서 저가 제품을 내놓아 허들을 낮췄다. 폴더블폰이라는 새 폼팩터에 대한 요구는 있는데, 스마트폰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한 자릿수로 크지 않아 허들을 낮춰야 한다"라며 "우리도 'Z 플립7 FE'를 출시하는 등 보급형 제품 출시에 힘을 쏟고 있다"라고 설명헀다. 

폴더블 프로토타입 '플렉스 G'. (사진제공=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자 관계자에 따르면 올해 폴더블폰 목표치는 600만대로, 현재 목표 대수를 넘긴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폴더블폰 판매량 521만대와 비교할 때 15% 높게 잡은 것이지만 무난히 달성했다.

삼성전자는 내년 폴더블폰 판매량 목표치를 상향 조정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두께를 크게 줄여 초슬림폰으로 선보인 'Z 폴드7'이 크게 흥행한 만큼, 이 기세를 내년까지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내년 목표치 역시 15% 높여 잡는다면 폴더블폰 판매량 목표치는 90만대 늘어난 690만대가 될 것으로 추산된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MX 사업부는 지난해 117조3000억원 매출에 영업이익 10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Z 폴드7'이 크게 흥행한 만큼 매출이 12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측된다. 

다만 플립 모델이 최근 판매 감소세를 보인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2023년 플립 모델은 366만대 판매됐으나 지난해는 289만대로 판매 대수가 급감했다. 올해는 모토로라가 미국 플립형 폴더블폰 시장에서 70%대를 점유함에 따라 지난해보다 판매량이 많이 감소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Z 플립7은 두께도 이전과 큰 변화가 없었고, 무게도 1g 늘어나 '차별화 포인트가 적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중국 시장에서는 화웨이보다 샤오미 등 다른 중국 스마트폰 업체가 더 강력한 경쟁자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화웨이는 자체 OS를 사용해 글로벌 1위를 한다고 해도 큰 의미가 없다"며 "샤오미 등 다른 중국 업체들이 안드로이드를 OS로 사용하고 있는 만큼, 이들 업체와 직접적인 경쟁을 벌이게 될 것"이라고 봤다. 

미국 시장조사 업체 베이스트리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미국 플립형 폴더블폰 시장에서 모토로라는 점유율(출하량 기준) 78%를 기록했으며, 삼성전자는 22%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 2023년 카운터포인트리서치가 미국에서 실시한 ‘폴더블폰 구매 의향’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6%만이 모토로라를 선택하고 46%가 삼성전자를 선택한 것과 대조된다. 

모토로라가 미국 플립형 폴더블폰 1위로 도약할 수 있었던 이유는 '레이저 60'이 'Z 플립7'보다 가격이 37% 싸기 때문이다. 보급형 모델인 'Z 플립7 FE' 가격(899달러, 약 132만원)도 '다소 부담스럽다'는 반응이 있었던 만큼, 삼성전자가 가성비를 만족시킬 수 있는 라인업을 추가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모토로라는 이달 중 한국 시장에 '레이저 60'을 출시하고, 공격적인 영업에 나선다. 통신사에 판매하는 대신 자급제 형태로 판매한다. 4500mAh 대용량 배터리를 갖춘 플립형 폴더블폰으로, 6.9형 메인 디스플레이와 3.6형 외부 디스플레이가 적용됐다. 

모토로라가 국내 폴더블폰을 출시하는 것은 2023년 '레이저 40 울트라' 이후 2년 만이다. '레이저 60' 미국 출고가는 699달러(약 100만원)이지만, 한국에서는 더 저렴한 가격을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80만원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화웨이의 트리폴드폰 2세대 제품 '메이트 XTs'. (출처=화웨이 홈페이지)

화웨이는 트리폴드폰 2세대 제품인 '메이트 XTs'를 10월 출시했다. 현재 중국 화웨이 매장에서 한 달 이상을 기다려야 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첫 제품의 경우 내구성 논란이 나왔지만, 회사 측은 '메이트 XTs'는 충격 저항 능력을 강화해 내구성을 높였다고 강조했다.

화웨이는 이달 25일 폴더블폰 '메이트 X7' 출시 행사를 열고, 폴더블폰 판매를 강화한다. '메이트 X7'은 '메이트 X6'보다 더 얇아진 외형과 일부 변경된 후면 카메라 모듈 디자인이 특징이다. 내부에는 최대 20GB 램, 최대 1TB 내장 스토리지가 탑재될 가능성이 크다. 또 50MP 1/1.56인치 센서 및 50MP 1/1.3인치 카메라 2개로 구성된 메인 카메라 시스템을 갖추고, 50MP 잠망경 망원 카메라가 추가돼 매크로 및 장거리 촬영 성능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내년 하반기에 '폴더블 아이폰'을 선보인다. 특히 이를 계기로 연 1회였던 신제품 출시를 2회로 늘려 영업력을 강화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IT매체인 맥루머는 IT 팁스터(유출가) 란즈크의 전망을 인용해 애플이 폴더블 아이폰에 5400~5800mAh 배터리를 탑재해 테스트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Z 폴드7'이 탑재한 4400mAh 용량 배터리를 약 25% 이상 상회한다. 메인 디스플레이도 7.8형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에서는 애플이 폴더블폰을 출시하면 지난해 2.5%에 그친 전 세계 폴더블폰 비중이 상당 부분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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