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세 53억 투입한 대입정보포털 '어디가' 무용지물
교육부 주도로 추진한 대입정보 포털사이트 ‘어디가(www.adiga.kr)’의 부실한 정보공개로 사실상 무용지물로 혈세만 낭비했다는 지적이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여성가족위원회 박경미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대학입학전형 종합지원시스템 구축 2단계 사업계획(안)’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박 의원은 대입정보 포털사이트 ‘어디가’의 핵심인 합격예측서비스로는 학종 등 3가지 입시전형 어느 하나도 합격예측이 ‘불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입정보 포털사이트 ‘어디가’는 교육부와 산하단체인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가 공동으로 교육부가 58억3000만원의 예산을 들여 제작해 올 3월 오픈한 대입정보 포털사이트로 수험생이 직접 내신과 수능점수를 입력하면 전년도 입시결과를 바탕으로 합격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합격예측서비스를 제공한다.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해 대입정보를 사교육기관에 의존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취지로 만든 어디가의 합격예측서비스를 통해 학생부종합전형 등 3가지 입시전형의 경우를 시뮬레이션를 해 본 결과 합격예측은 ‘불가능’ 했다고 박의원실은 주장했다.
박의원실은 ‘어디가’에서 학생부종합전형에 필요한 학생부 성적관리 항목의 모든 내용을 꼼꼼하게 채워 넣고 ‘수시대학별 점수산출’ 메뉴를 통해 ‘서울대’를 검색한 결과 ‘해당전형은 정성평가이기 때문에 정보를 제공할 수 없다’는 메시지만 떴다고 밝혔다.
2017학년도 입시에서 수시 학생부종합전형은 전체 모집인원의 20.3%에 달하며, 서울 주요 15개 대학의 경우 모집인원인 34.2%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상당하다.
서울대의 경우 2017학년도 수시전형은 100%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진행된다. 정성평가가 중심이 되는 학생부종합전형에 ‘어디가’의 합격예측서비스가 ‘해당전형은 정성평가이기 때문에 정보를 제공할 수 없다’는 메세지만 보여줘 사실상 무용지물이라는 설명이다.
정량평가 중심인 학생부교과전형도 마찬가지였다. 각 대학이 제공한 전년도 입시결과가 합격예측서비스의 데이터가 되는데 각 대학들이 내신등급, 수능등급, 백분위, 변환점수 등 전년도 합격생의 다양한 합격정보 중에서도 하나만, 그것도 하위 70%, 80%, 90%, 평균 등 다양한 층위로 나뉘는 기준 중 하나만을 선택해 제공하고 있다.
지난 9월 12일, 2017학년도 수시 점수산출 서비스가 시작됐지만 수시원서 접수가 마감된 현재까지도 전년도 입시결과가 누락된 경우가 다수 발견됐다. 실제로 수험생이 지원 대학을 결정하는 데 어떤 도움도 되지 못했다.
서울시립대는 학생부 교과전형의 모든 학과 전년도 입시결과가 공백으로 남겼다.고려대는 전년도 입시결과는 제공됐지만 내신점수를 대학별로 상이한 환산방식에 따라 환산해주는 2016학년도 내 점수, 2017학년도 내 점수는 빠졌다.
정시전형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전년도 입시결과가 사이트에 제대로 등록돼 있지 않거나 특정학과의 전년도 입시결과가 누락되는 등 부실자체였다.
부산대의 경우, 정시 전형의 모든 학과의 전년도 입시결과가 하나의 엑셀파일에 통째로 올려져 수험생이 모든 데이터를 입력해도 해당 학과를 검색하기 전에는 아무런 정보도 얻을 수 없었다. 서울대 일반전형 사회과학계열 해당학과들은 전년도 입시결과가 전부 누락됐다.
박경미 의원은 “58억의 국가예산으로 구축한 대입정보 포털사이트라고 보기에 ‘어디가’가 제공하는 정보는 양적 및 질적으로 함량 미달”이라고 지적하고 “학생이 스스로 대학입시를 설계하는데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대대적인 사이트 개편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