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정민서 기자
  • 입력 2024.01.10 08:00

기존 항공유 대비 탄소 배출량 약 80%↓
美·EU 등 글로벌 바이오 연료 시장 확대 추세

대한항공 항공기에 급유되는 GS칼텍스의 바이오항공유(SAF). (사진제공=대한항공)
대한항공 항공기에 급유되는 GS칼텍스의 바이오항공유(SAF). (사진제공=대한항공)

[뉴스웍스=정민서 기자] 국내 정유 업계가 강화하는 글로벌 환경 규제 기조에 발맞춰 '지속가능항공유(SAF)'를 미래 먹거리로 제시하고 있다. 국제유가와 정제마진 등 대외변수에 크게 좌우되는 정유사업의 의존도를 낮추고 시장의 잠재적인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신사업을 찾아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주요국들이 SAF 확대를 추진함에 따라, SK이노베이션·에쓰오일·GS칼텍스·HD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 4사는 해당 시장 진출에 속속 나서고 있다.

SAF는 석탄이나 석유 대신 폐식용유·동식물성 기름·옥수수·사탕수수 등 바이오 연료로 생산한 친환경 항공유다. 화석 연료를 사용하는 기존 항공유보다 탄소 배출을 80%가량 줄일 수 있어 탄소중립 시대의 대체 연료로 주목받고 있다.

미국은 SAF를 포함한 재생에너지산업에 3700억달러 투자 유치 추진과 동시에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라 2023년부터 2024년까지 자국 내 바이오매스를 통해 생산·판매된 SAF에 세액 공제 혜택을 준다.

유럽연합(EU)은 2025년부터 유럽 내 공항에서 급유하는 항공기는 전체 연료의 최소 2%를 SAF로 대체해야 한다는 의무 규정을 시행할 예정이다. 이 비율은 2030년 6%, 2035년 20%, 2050년 70%로 단계적으로 높아진다. 일본은 2030년부터 석유원매회사에 자국 공항에서 항공기에 급유하는 연료의 10%를 SAF로 대체하도록 의무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지난해 10월 제주 서귀포시에서 김준(왼쪽 다섯 번째부터) SK이노베이션 부회장과 사이토 다케시 에네오스 사장 등 양사 경영진이 '경영진 회의'에서 합의한 협력 방안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SK이노베이션)
지난해 10월 제주 서귀포시에서 김준(왼쪽 다섯 번째부터) SK이노베이션 부회장과 사이토 다케시 에네오스 사장 등 양사 경영진이 '경영진 회의'에서 합의한 협력 방안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11월 말 일본 종합 에너지 기업 에네오스와 저탄소 에너지원 개발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양사는 SAF와 CCUS(이산화탄소 포집·활용) 등 저탄소 에너지원 개발 분야에서 프로젝트를 모색하기로 했다.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인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SKTI)도 지난해 10월 폐자원 원료 업체인 대경오앤티 지분 투자를 위한 주식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국내외 투자를 통해 SAF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전문 트레이딩 기업으로 거듭날 방침이다.

에쓰오일도 SAF 사업에 출사표를 던졌다. 지난달 말 에쓰오일은 동·식물성 유지(폐식용유) 등 바이오 기반 원료를 석유정제 공정에서 처리하기 위해 정부에 신청한 '규제 특례 샌드박스'를 승인받았다. 이에 향후 2년의 실증 사업 기간 폐기물 기반 바이오 원료를 석유정제 공정에서 처리·생산할 수 있게 됐다.

GS칼텍스는 대한항공과 국내 최초 SAF 실증 운항을 진행 중이며, HMM과는 바이오선박유 시범 운항을 실시하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포스코인터내셔널과 인도네시아 칼리만탄에 2600억원을 투자해 바이오원료 정제시설을 건설하기로 했다. 내년 2분기 가동을 목표로 연간 50만톤의 바이오원료 및 식용유지를 생산할 예정이다. 또 정제시설 등에서 발생하는 폐원료를 회수하는 사업도 공동 추진한다.

HD현대오일뱅크도 지난해 10월 말 인도네시아 코린도그룹, LX인터내셔널과 팜잔사유(PFAD) 구매 계약을 잇달아 체결하며 바이오사업에 본격 진출했다. 이 회사는 해외 바이오연료유 제조 사업 진출 등을 계획 중이며, 내년 이후 연산 50만톤 내외 SAF 제조공장도 완공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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