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다혜 기자
  • 입력 2024.02.25 14:00

[뉴스웍스가 만난 사람] 안용직 파트너행복추진팀장

안용직 스타벅스코리아 파트너행복추진팀 팀장이 파트너들을 위한 사내 복지 프로그램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스타벅스코리아)
안용직 스타벅스코리아 파트너행복추진팀 팀장이 파트너들을 위한 사내 복지 프로그램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스타벅스코리아)

[뉴스웍스=김다혜 기자] 최근 고물가 여파로 장기적인 경기침체가 이어지면서 국내 유통업계 곳곳에 고강도 긴축 경영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 사내 직원들을 대상으로 제공했던 복지 혜택을 축소하거나 인력 감축을 위한 희망퇴직을 진행하는 등, 비용 절감을 위한 ‘군살 빼기’에 나서고 있다.

역설적으로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인적자원관리가 중요하다. 출생률 감소로 노동시장의 고령화가 진행되는 가운데 노동 가능 인력이 줄어들면서 기업들의 인력확보와 인재 영입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이러한 노동 환경 변화로 임금 이외의 복리후생과 같은 비금전적 보상의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다.

리크루트 플랫폼 ‘사람인’에 따르면 직장을 선택할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항목으로 높은 연봉(25.7%) 다음으로 복리후생(19.6%)이 꼽혔다. 연봉만 보고 직장을 선택했던 예전과 달리 일과 삶의 균형, 일명 ‘워라벨(일과 개인 삶이 균형을 이루는 것)’이 직업 선택의 기준으로 자리 잡으면서 직장에서 제공받을 수 복지 혜택을 중요시하는 문화가 확산하고 있다.

뉴스웍스는 직원들이 직접 만들어 나가는 사내복지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국내 기업문화를 선도하고 있는 스타벅스 파트너행복추진팀의 안용직 팀장을 만났다.

지난 2019년 파트너행복추진팀에 합류한 안 팀장은 처음 팀 이름을 듣고 이름만 그럴싸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리고 5년이 지난 현재 그는 파트너행복추진팀을 직원 복지에 진심인 ‘이름값 하는 팀’이라고 설명하며 자부심을 내비쳤다.

찾아가는 '힐링 캠프(문화체험지원)'에 참여한 스타벅스 파트너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제공=스타벅스코리아)
찾아가는 '힐링 캠프(문화체험지원)'에 참여한 스타벅스 파트너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제공=스타벅스코리아)

-파트너행복추진팀이 만들어진 이유가 궁금하다.

“스타벅스 파트너행복추진팀은 스타벅스가 지향하고 있는 ‘고객에게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자’라는 방향성을 어떻게 실현할지에 대한 '당연하면서도 원칙적인 물음'에서 출발했다.

이에 대한 답을 파트너로 지칭하고 있는 스타벅스 직원들의 심리적 행복과 즐거움에서 찾았다. 고객에게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이에 앞서 파트너들의 특별한 경험이 우선이라고 생각했다. 지난 2011년 행복 추진 파트로 시작해 현재는 팀으로 규모를 키워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팀이 진행하는 업무는 무엇인가.

“파트너들이 심리적으로 편안함을 느끼고 회사에 대한 만족감을 느껴야 업무 집중도가 높아진다. 그리고 높은 집중도가 고객의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는 것으로 이어진다.

이런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파트너행복추진팀은 크게 두 가지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첫 번째는 심리적 안정감을 위해 2014년부터 선도적으로 운영하는 심리 케어 프로그램이다. 심리상담 업체와 협업해 직장 관련된 일부터 법률상담, 개인사와 관련한 부분까지 포함해 이유 불문하고 심리적 어려움이 있을 때 전문 상담사와 이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두 번째는 약 2만3000명의 스타벅스 파트너를 대상으로 갈등을 조정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다수가 일하는 환경이기에 상사와 부하직원 간, 동료 직원 사이에 어쩔 수 없이 갈등이 생길 수밖에 없다. 이를 직접 개입해서 해결하고 갈등을 해소하고 있다.

지난해 정말 안타까운 전세 사기 피해가 많이 발생했다. 스타벅스 파트너 중에서도 전세 사기 피해로 어려움을 겪은 분들이 있었고 이분들이 스타벅스 파트너를 위해 마련한 법률 상담을 이용하면서 지난해 법률 상담 이용률이 많이 증가했다.

또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스타벅스는 장애인 채용에 있어 굉장히 모범적인 회사다. 다양성을 존중하는 사내 문화 내에서 장애인 파트너들을 지원하기 위한 전담팀을 운영 중이다. 장애인 파트너들이 겪을 수 있는 심리적 어려움이나 생활에서의 고충 등을 지원하기 위해 별도의 전담팀과 전담 파트너를 배치하는 등 남다른 노력을 함께 기울이고 있다.”

-한국에만 있다는 '스토어 어택'이 궁금하다.

“스토어 어택은 '카페'라는 근로 환경 특수성을 감안해 만들어진 스타벅스만의 ‘팀 빌딩’ 프로그램이다.

스케줄 근무를 하는 파트너들은 특성상 휴무와 근무시간이 각자 달라 한 번에 모이는 게 어렵다. 그러나 모든 파트너가 모여 친목을 도모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 달라는 요청이 꾸준하게 있었다.

이런 요구를 반영해 지난 2013년 하루 동안 아웃도어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스토어 어택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파트너들이 직접 짠 프로그램으로 낚시, 등산, 볼링, 놀이공원과 공방 방문 등 다양한 외부 활동을 즐기며 친분을 다진다. 가죽 공예나 유리 공예를 배우거나, 심지어 요트를 배우는 프로그램을 계획한 사례도 있었다. 전 세계 스타벅스 중 스타벅스코리아만 진행하는 특별한 프로그램이다.

또한 젊은 파트너가 많다 보니 문화에 대한 관심과 경험하고 싶은 욕구가 큰 편이다. 그래서 이를 채워 주기 위한 ‘문화충전 프로그램’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초창기 문화 체험을 진행했을 때 왜 수도권이나 광역시만 하느냐는 불만이 있었지만, 현재는 다양한 지역에서 1500여 명의 파트너들이 문화 체험을 하고 있다.”

'스토어 어택'으로 해당 지점  파트너들이 잠시 자리 비운다는 고객 안내문. (사진제공=스타벅스코리아)
'스토어 어택'으로 해당 지점 파트너들이 잠시 자리 비운다는 고객 안내문. (사진제공=스타벅스코리아)

-파트너들의 반응은 어떤가.

“프로그램이 끝나면 항상 만족도를 조사하는데 단순한 만족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파트너십 향상에 도움이 됐다는 응답이 75%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내부적으로도 파트너십과 팀빌딩 강화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받고 있다.

파트너들이 함께 기획한 프로그램으로 외부 활동을 즐기면 급속도로 친해진다. 이 때문에 업무 효율이 올라가고 협업을 수행할 때도 한결 수월하다는 반응이 많다.

심리상담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약 1300건의 심리상담을 진행했다. 전체 파트너 수로 따진다면 5%가 이용하고 있고, 만족도도 80%에 달한다.

다양한 파트너 복지 프로그램을 진행하자 확실히 사내 커뮤니티 분위기가 달라졌다. 사내 게시판에 게시글이나 안내 사항이 올라갔을 때 많은 분이 댓글을 달며 자유롭게 소통한다. 회사 내 많은 대화가 오가는 수평적인 조직문화가 형성되는데 큰 기여를 했다고 생각한다.”

-파트너 행복에 힘을 쏟는 이유는 무엇인가.

“거창한 계기가 아니다. 스타벅스 사명과 가치 그리고 회사의 경영 이념과 관련이 있다. 파트너행복추진팀이 시작하게 된 계기와 같은 이유다. ‘고객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는 것’이 스타벅스의 이념인데 이를 끌어내기 위해서는 파트너들의 행복이 선행되어야 한다. 파트너들의 행복은 파트너들의 심리적 안정감과 근무 만족감이 전제되어야 한다. 그래서 이를 충족시킬 수 있는 근무 환경 조성에 힘쓰고 있다.”

-파트너 복지를 위한 향후 계획이 있다면.

“카페 현장 근무 파트너들을 중심으로 진행한 것을 넘어, 이제는 본사에서 근무하는 600여 명의 지원센터 파트너들까지 특화 프로그램 확대를 구상하고 있다. 이미 지난해 말부터 지원센터 파트너들을 대상으로 심리상담과 케어를 진행했고, 이제 스토어 어택과 같은 아웃도어 프로그램으로 차츰 확장해 나갈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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