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최인철기자
  • 입력 2017.01.06 16:24

[뉴스웍스=최인철기자]국내 기업들이 요즘처럼 자유로웠던 시기가 또 있었을까. 

칼만 안들었지 이러쿵 저러쿵 친절하게 지시하면서 준조세를 강요했던 박근혜 정부의 강압이 탄핵으로 인해 진공상태처럼 사라지자 여기저기서 기업들이 기지개를 펴면서 소신(?)있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생활필수품의 가격이 일제히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박근혜 정부들어 담배가격이 두 배 가까이 늘더니 이제는 소주, 맥주는 물론 계란은 소고기에 버금가는 가격으로 신분상승하는 등 밥상에 올라가는 거의 모든 품목들의 가격이 올랐다. 마치 정부의 철통같은 강압에 수년동안 숨죽여왔던 데 대해 보상이라도 받으려하는 듯한 모양새다. 

결국 피해는 일반 소비자들에게 고스란히 돌아오는 형국이다. 불통과 국정농단의 박근혜 정부를 촛불민심으로 제지시켜 놓자마자 기업들이 '권력 공백기'를 틈타 '수익성' 위주의 본색을 드러내고 있으니 재주는 누가 부리고 돈은 누가 버는 건지.

재벌기업들의 세대교체도 부쩍 빨라졌다. 효성, 대한항공 등 사회적 이슈에서 자유롭지 못한 그룹의 최고경영진들이 3세 경영으로 급속히 바뀌는 추세다. 물론 몇몇 그룹은 고령으로 인한 자연스러운 교체 필요성이 있지만 그룹 전반의 운영을 좌우할 결정들이 비교적 청와대와 정부의 손길과 입김에서 자유로운 이 때를 택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선진국 유수의 글로벌 기업들은 수십년 전부터 '기업시민'이라는 아이덴티티를 강조해왔다. 상업적 이익에만 골몰해서는 기업 생존은 물론 장기적인 발전에 결코 도움이 안된다는 경험이 기반이 된 데 따른 것이다. 

전국의 시민들이 4차 산업혁명에 버금가는 '정치혁명'을 위해 스스로 시간과 경제적 손해를 감수하는 지금 기업들에게도 '시민의식'을 기대하는 것은 정녕 시기상조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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