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벼리기자
  • 입력 2017.02.01 09:49

[뉴스웍스=김벼리기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反)이민·난민 행정명령‘의 후폭풍이 거센 가운데 정치권에서는 트럼프와 반트럼프 세력 간의 극심한 대립전으로 격화하고 있는 모양새다.

31일(현지시간) 현지언론에 따르면 미 의회 상원 재무위원회와 보건·교육·노동·연금위원회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오전 재무위 소관 스티브 므누신 재무장관 내정자와 톰 프라이스 보건장관 내정자에 대한 인준투표 참여를 공식으로 거부했다.

이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강행하고 있는 '반(反)이민·난민 행정명령‘ 후속 조치들에 대한 맞불이라는 풀이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이같은 행정명령 이행에 반기를 든 법무장관 대행을 한밤중에 전격 경질한 바 있다.

공화당 소속 오린 해치(유타) 재무위원장은 "우리가 이 두 사람을 통과시켜야 한다는 것을 다 알고 있는 (민주당) 의원들이 왜 자신들의 상임위인 재무위를 지지하지 않는 것인지 모르겠다"면서 "이는 부분적으로 그들이 단지 (트럼프) 대통령을 싫어하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오늘 오후에 다시 인준투표를 시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백악관 또한 이같은 민주당의 인준 지연을 "터무니없다"며 강하게 비난했다.

트럼프 정권출범 열흘여 만에 백악관 및 공화당과 민주당이 정면으로 충돌하는 양상이다.

한편 인준을 앞두고 있는 두 사람은 민주당이 초반부터 문제를 제기해 온 대표적인 인사들이다.

므누신 내정자는 투자은행 골드만삭스 출신의 억만장자라는 점에서 이해충돌 원칙 등과 결부돼 집중 표적이 됐고 프라이스 내정자는 그가 공화당 보험정책 설계자 중의 한 명으로 트럼프 정부의 건강보험 정책을 관장하는 주무 부처의 수장이었다.

아울러 상원 법사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도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반 이민' 행정명령 설계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고 알려진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 내정자의 인준투표를 내달 1일로 전격 연기했다.

'더 힐'은 "세션스 내정자는 그렇지 않아도 인준의 길이 험난한데 트럼프 대통령이 한밤중에 법무장관 대행을 전격 해임하고 후임을 임명함에 따라 그의 인준을 둘러싼 논란은 격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민주당은 석유 메이저 엑손모빌 CEO 출신인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내정자을 두고서도 문제를 삼고 있다. 그는 현재 상원 전체회의 표결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민주당의 모습을 두고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매우 자격이 있는 각료 후보들의 인준이 지연되는 것은 민주당이 상임위를 보이콧하기 때문"이라며 "이들이 심지어는 상임위 자체에 나오지 않는다는 생각은 터무니없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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