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한동수기자
  • 입력 2017.03.02 15:20
경남 거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전경. <사진제공=대우조선해양>

[뉴스웍스=한동수기자] 기업 존립 여부를 놓고 살얼음판 위를 걷고 있는 대우조선해양의 운명은 이달 말께 발표될 외부감사의견에 따라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2일 대우조선에 따르면 이달 들어 올 들어 멈춰섰던 선박 수주에 숨통이 트였지만 올해안에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와 비교하면 마음을 놓을 상황이 아니다.

특히 이달 중 외부 회계법인으로부터 감사의견이 발표될 예정에 있어, 자칫 부정적 의견이 나 올 경우 그나마 추진 중인 선박 수주에 찬물을 끼얹을 수도 있는 상황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대우조선해양이 지난 1990년대말 IMF(국제통화기금)사태의 전조였던 한보그룹 사태와 맞먹는 국가 부도사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위기설과 올해만 넘기면 극적으로 기사회생할 것이라는 의견이 분분하고 있다.

낙관론과 비관론이 혼재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달 삼일PwC가 제시할 감사의견은 이 회사의 운명을 가를 전망이다.

현재 금융당국, 채권단과 금융투자업계에서 거론되고 있는 대우조선에 대한 엇갈리는 전망을 추적해 본다.

◆ 비관론 "올해 만기 회사채만 9400억원, 감사의견이 운명 가를 것"

대우조선이 붕괴된 것은 과도한 차입금이었다. 그동안 최소 3년이 넘게 걸리는 수조원대 해양플랜트 수주시 덤핑 견적이 관례화 되면서 소위 ‘앞에서 벌고 뒤로 밑지는 헛장사’가 수년간 축적된 결과다. 게다가 플랜트 건조 중 발주사의 설계변경 요청관련 불명확한 계약관행 역시 발주사의 인수거부도 적지않게 발생했다. 이밖에도 잘나갈때 조선사업과 무관한 문어발식 투자 등이 현재 부메랑으로 돌아오고 있다. 이렇게 무리한 경영으로 인해 발생한 빚이 기업의 존립을 위협할 수준이다. 문제는 회사채다. 국책은행 중심의 채권단은 국가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해 이 회사의 빚을 연장해 주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지만 불특정다수가 채권단에 포함된 회사채의 경우는 다르기 때문이다. 게다가 정보통신이 발달된 글로벌시장에서 회사채 만기 연장 논의를 위한 채권단회의만 소집해도 기업의 불확실한 미래를 우려해 해외 발주량이 급감, 악순환의 늪에 빠질 수 있다.

채권단에 따르면 올해 대우조선이 감당해야할 만기도래 회사채 규모는 9400억원에 달한다. 당장 오는 4월21일 만기 도래 회사채는 4400억원이다. 대우조선의 현재 확보하고 있는 현금은 2000억원 정도인데 한국선박금융 보유지분 35%를 매각할 경우 4월 만기 사채 상환은 넘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6월과 11월 각각 만기가 도래하는 3000억원, 2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다.

지난 1~2월 수주가 전무했던 것을 감안할 때 4월은 보유하고 있는 현금으로 넘길 수 있어도 6월이후 수주절벽이 지속될 경우 만기 회사채를 감당할 마땅한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올 들어 첫 수주 성공했지만

대우조선은 2일 유럽지역 선주로부터 옵션포함 8300억원 규모의 LNG운반선 2척을 수주했다고 밝혔다. 올 들어 첫 선박계약이다.

이와함께 노르웨이 해운사 프론트라인이 이미 건조된 초대형원유운반선(VLCC) 2척을 약 2000여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이 VLCC는 오세아니아지역 선주가 4척을 주문했던 물량이었으나 지난해 8월 인도절차 진행 중 2척에 대해 계약해지를 통보했던 선박이다.

대우조선은 다른 인수업체를 찾지못할 경우 수천억원 규모의 기업 손실이 불가피했으나 이번에 프론트라인과 계약을 체결, 손실 규모를 줄이게 된 것이다.

꽉 막혔던 수주가 물꼬를 트기 시작했지만 현금 유동성 확보를 위해서는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특히 수천억원대 선박 수주의 경우 총 계약금액이 완납되기 까지는 몇해가 지나야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따라서 이번 수주만으로 대우조선의 미래를 낙관하기에는 이른 상황이다.

특히 이달 중 외부회계감사법인인 삼일PwC의 감사의견이 발표될 예정이다.

적정 이하의 부정적 의견이 나 올 경우 올해 선박 수주에는 먹구름이 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운명가를 감사의견은

예측은 불가능 하지만 그동안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실시한 대우조선의 재무상태 성적표가 이달 말 발표된다.

이날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재 외부감사를 실시하고 있는 삼일PwC가 이달 중 감사의견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에 발표될 감사의견은 대우조선 회생의 척도가 될 수 있다. 올해 이 회사의 ▲해외 수주 ▲회사채만기연장 ▲금융파이낸싱 통한 현금유동성확보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이기 때문이다.

감사의견은 ‘적정’, ‘한정’, ‘부정적’, ‘의견거절’ 등으로 구분되는데 긍정평가는 적정이 나오지 않을 경우 해외 수주에서 불리한 위치에 서게된다.

대우조선은 이미 지난해 반기와 3분기 재무제표에서 삼일PwC로부터 ‘한정’의견을 받은바 있다.

금융당국과 채권단은 이달 중 삼일PwC의 감사의견이 나오면 자금 지원계획을 포함해 구조조정 로드맵을 확정하겠다는 방침이다.

따라서 대우조선에게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적정’수준의 감사의견이 나오는 것이다.

따라서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 수주물량과 구조조정통한 비용절감 등이 재무제표 개선에 얼마나 기여정도가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는 대우조선의 운명을 가를 전망이다.

채권단의 한 관계자는 “감사의견에는 미래가치에 대한 평가도 포함되는 만큼 대우조선의 자구계획과 이달 들어 수주물량이 1조원대 규모정도 발생한 것이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은 부실경영 사례도 남아있을 것으로 보여 감사의견을 예측하는 것이 쉽지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분명한 것은 대우조선이 이번에 적정의견을 받는다면 수주활동개선 및 회사채 만기 연장 등 긍정적 국면으로 빠르게 전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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