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한동수기자
  • 입력 2017.03.05 14:46
현대차 베이징현대기차 공장 전경. <사진제공=현대차>

[뉴스웍스=한동수기자] 현대차그룹 주가가 중국 사드배치 보복에 따라 지난 주 후반 이틀연속 하락했다. 이에 투자자들은 이번 주 현대‧기아차를 비롯한 현대차그룹주의 추가하락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5일 한국증권거래소에 따르면 현대차의 경우 중국의 사드보복조치가 한층 과열된 지난 2~3일 양일간 현대차의 경우 5.01%(1일종가기준) 하락했다. 기아차는 같은기간 4.57% 떨어졌고 현대모비스는 지난달 27일부터 3일까지 4거래일연속 하락하며 6.93%나 주저앉았다.

현대차그룹 주가에 대한 추가하락 우려는 지난 2012년 중국과 일본이 센카쿠열도(댜오이다오) 영토분쟁시 중국인들로부터 일본의 도요타‧닛산 등 자동차 불매운동이 거세게 발생했었기 때문이다. 당시 도요타의 경우 한달새 9% 폭락한바 있다. 같은기간 닛케이지수는 6.8% 하락했다. 따라서 중국의 사드보복으로 직격탄을 맞고 있는 롯데그룹주와 화장품‧면세점주에이어 자동차주에 대해 매물이 집중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증권업계에서는 지난 2012년 중‧일 분쟁당시 자동차에 집중됐던 중국의 일본산 자동차 불매운동과 같은 현상이 현대‧기아차‧현대모비스 등 현대그룹주에 발생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다만 최근 주가하락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지속되고 있는 해외판매 부진에 따른 실적악화에 기인한 부분도 있는만큼 실적 변화추이를 보면서 저점 매수 타이밍을 잡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기업분석팀장은 “자동차업종은 화장품 등 여타 업종과는 달리 조립·생산시설이 모두 중국에 기반을 두고 있어 현지 파트너와 50대50 합작법인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게다가 현대‧기아차 및 부품업체 현지공장의 노동자가 중국인들인 상황에서 중국 정부 주도의 현대‧기아차 등 불매운동은 자칫 자국 경제를 자해하는 것이나 다름없어 예전 중‧일 분쟁과 같은 극단적 선택이 발생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말했다.

이명훈 HMC투자증권 연구원도 “북경현대기차, 둥펑위에다기아 등 중국과 합작법인 형태 공장들에 대한 제재를 가한다고해서 중국이 얻는 실익이 없는 만큼 신중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실적이다. 현대‧기아차가 국내외에서 동시에 벌어지고 있는 실적부진이 주가 상승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다.

김준성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현실적으로 현 상황에서 기업의 펀더멘털에 영향을 미칠 정도의 중국에서의 본격적인 불매운동같은 것은 없기 때문에 공포심은 삼가야한다"며 “다만 현대‧기아차의 경우 지난 3일 발표된 1월과 2월 판매 실적이 굉장히 좋지 않은만큼 투자자 입장에선 주가가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기 어려운데 정치적 리스크에 대한 불확실성까지 더해진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중국 시장에서 신차수요가 점차 줄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 공장 건설이 정치적 리스크까지 겹쳐 당분간 가동률이 낮아질 수 있다는 부담도 있다.

현대차는 현재 중국에 베이징에 3개, 창저우에 1개 등 4개 공장을 가동 중인데 오는 8월 충칭에 5공장을 완공할 예정이다. 기아차는 3개 공장을 가동 중이다.

현대차 제5공장 완공시점에 정치적 리스크가 발생한 것은 앞으로 현대차의 중국시장 확장 계획에 적지 않은 차질을 유발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고태봉 팀장은 “그간 현대차는 경제가 가파르게 성장하는 중국 중·서부 지방을 타깃으로 대규모 설비투자에 나섰으며 지난해 4분기 창저우공장이 가동을 시작한데 이어 8월 충칭 가동을 앞둔 상태”라며 “당분간 한국 제품에 대한 이미지가 회복될때가지 중국시장에서 판매 부진은 불가피한만큼 공장 가동률이 낮아지는 부담을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따라서 올 상반기 중국 이외지역에서 판매 신장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현대‧기아차에 대한 저점 매수 타이밍을 늦추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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