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벼리기자
  • 입력 2017.03.14 10:26

[뉴스웍스=김벼리기자] 미국이 유엔(UN)의 출연금을 대거 줄일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국제 구호 및 인도주의적 활동이 위태로워질 전망이다.

13일(현지시간) ‘포린폴리시(FP)’는 국무부 관료들을 인용,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선 이후 세계 평화 유지와 어린이들에 대한 백신 공급, 핵무기 프로그램 감시, 시리아와 예멘 등의 평화협정 지속 등 국제적인 활동에 대한 관심이 멀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트럼프 행정부는 오는 16일 발표할 2018 회계연도 예산안에 이와 관련한 엄격한 수준의 감축을 포함했다고도 전했다.

예산안에선 국무부 예산과 해외원조를 하고 있는 미국 국제개발처(USAID)와 유엔 등에 대한 출연을 감축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매년 유엔에 100억달러 가량을 내고 있다.

‘FP’는 이번 예산안에서 미국의 유엔 출연금이 얼마만큼 줄어들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백악관 관리예산처(OMB) 준비안이나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제안 등을 감안할 때 감축은 향후 3년에 걸쳐 진행될 것으로 전망했다.

‘FP’는 한 유럽 외교관을 인용, 지난 9일 미국 외교관들이 뉴욕 유엔 본부에서 유럽과 일본, 한국 등 주요 출연국 관계자들에게 이 같은 가능성을 얘기했다고 전했다.

만약 이것이 현실화할 경우 유엔개발계획(UNDP) 유엔아동기금(UNICEF), 유엔세계식량계획(WFP), 유엔 산하 국제농업개발기금(IFAD), 유엔난민기구(UNHCR) 등도 연쇄적으로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게 된다.

트럼프 행정부 예산안 관계자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이 같은 인도주의적 프로그램에 대한 예산을 36% 줄일 것도 고려하고 있다.

한편 유니세프는 전액 기부금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유엔난민기구 역시 지난해 40억달러 예산 가운데 15억달러를 미국으로부터 받은 식의 구조라 미국이 지갑을 닫으면 활동에 큰 지장을 입게 된다. 유엔팔레스타인난민구호사업기구(UNRWA) 등 다른 기구와 프로그램들 역시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다.

상황이 이렇게 되면 틸러슨 장관은 물론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 대사의 힘도 약화된다. 헤일리 대사는 최근 상원 청문회에서 미국이 유엔 출연금을 무지막지하게(slash-and-burn) 줄여선 안 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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