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동우기자
  • 입력 2017.04.14 09:22

이동걸 산은 회장·강면욱 국민연금 본부장 긴급 회동

<사진=YTN 영상 캡쳐>

[뉴스웍스=김동우기자]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과 강면욱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장이 대우조선해양 사채권자 집회를 나흘 남겨두고 긴급 회동하면서 대우조선해양이 회생절차에 돌입할 가능성이 낮아졌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이동걸 산은 회장과 강면욱 국민연금 본부장은 서울 여의도의 산업은행 본점에서 전격 회동했다. 대우조선해양 채무재조정 방안을 둘러싼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이견을 조율하기 위한 만남이다.

지난달 23일 산은이 이해관계자 간 채무재조정을 전제로 한국수출입은행과 함께 2조9000억원을 투입하는 내용의 대우조선 구조조정 방안을 발표한 이후 이 회장과 강 본부장이 한 테이블에 앉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긴급 회동이 성사된 계기는 이동걸 회장이 “국민연금과 협상의 여지가 100% 열려 있다”고 밝힌데 대해 국민연금측이 “채무재조정을 무조건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역시 협상의 여지가 있다”고 화답하면서다.

이동걸 회장은 이 자리에서 상환을 유예한 채권을 확실히 갚겠다는 의사를 전했다. 국민연금이 요구한 ‘보증서’는 불가능하지만, 국민연금이 보유한 3900억 원 중 3년 만기 연장 후 3년간 분할상환하기로 한 약 2000억 원의 회사채에 대해 구두 형태로 상환을 약속했으며 대우조선 내부 유동성이 있는 한 사채 상환 등을 위한 별도 계좌를 만들어 놓겠다는 의사도 전했다.

국민연금은 1조3500억원에 달하는 대우조선 회사채 중 29%(3900억원)을 보유한 최대 사채권자다. 국민연금이 산은의 제안에 대해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대우조선은 단기 법정관리인 이른바 P플랜에 돌입하게 된다.

P플랜에 들어갈 경우 대우조선은 수주해 놓은 110여척의 선박 중 40척 이상이 계약해지 될 수 있다. 계약해지 조항이 있는 것은 96척이며, 이 중 용선처가 정해지지 않은 것이 40여척에 달한다.

국민연금은 14일 오후 전주 기금운용본부에서 투자위원회를 열고 대우조선 채무 조정안에 대한 최종 수용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그동안 대우조선 채무조정안에 대해 부정적 메시지를 내놨던 국민연금이 막판 협상에 나서면서 업계에서도 긍정적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양 기관 수장들이 만난 것 자체가 상황의 호전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라며 “더 진전된 결과가 나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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