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이재아기자
  • 입력 2017.04.24 17:38

[뉴스웍스=이재아기자] 방한 외국 관광객은 줄어드는 반면 해외로 여행을 떠난 우리 국민은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오는 5월 황금연휴를 맞아 해외로 떠나는 여행객이 많아지면서 사상 최대의 관광적자를 기록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24일 한국관광공사가 발표한 '3월 한국관광통계'에 따르면 방한 외국 관광객은 123만3640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11% 줄었다.

한국 관광객 감소는 중국 관광객이 줄어든 것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중국 관광객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보복에 따른 중국의 한국 여행상품 판매 금지 조치로 전년 동월보다 40% 감소한 36만782명에 머물렀다.

다소 위안이 되는 것은 일본과 대만 관광객의 증가다. 일본 관광객은 개별 관광객을 위주로 전년 동월보다 22% 늘어난 27만4478명이 한국을 찾았고, 대만에서도 29% 늘어난 7만4512명이 방한하면서 전체 외국 관광객은 11% 감소하는 데 그쳤다.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러시아, 싱가포르 등에서 봄꽃 시즌 맞아 증가한 방한 관광객도 외국 관광객의 감소를 줄이는데 보탬이 됐다.

반면 지난 3월 해외여행을 떠난 우리 국민은 194만 542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24% 늘었다. 이 수치는 오는 5월 황금연휴 기간에 폭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사상 최대의 관광수지 적자가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문제는 같은 기간 노동절 연휴를 맞아 한국을 찾는 중국 관광객이 크게 감소할 것이라는 데 있다. 사드 갈등 여파가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길어진 연휴로 한국인의 해외여행은 늘어나는 반면 최대 고객인 유커의 발길이 뜸해지면서 5월 관광수지는 적자를 면치 못할 것이라는 얘기다.

작년 한해 우리 국민이 유학과 연수를 제외하고 해외여행에서 쓴 돈은 26조원 수준으로 같은 기간 외국인이 한국 여행에서 쓴 돈 보다 5조8000억원으로 5배가량 많았다.

올해는 이 격차가 더 커질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전문가들은 당장 관광수지 적자가 더 심화하지 않도록 5월 연휴, 내국인의 발길을 붙잡을 수 있는 다양한 국내 여행상품 개발이 절실하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정부에서도 내수 소비를 늘리기 위해 국내 관광 활성화 대책을 내놓지만 그다지 효과가 없어 보인다. 특정 유명 관광지를 제외하고는 ‘놀거리’와 ‘볼거리’가 턱없이 부족해 국내 관광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적어서다.

답은 분명하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국내 관광객은 물론 외국인 관광객이 몰려 올 수 있는 인프라를 서둘러 구축해야 한다. 놀거리와 볼거리는 하루아침에 생기지 않는다. 단기 처방이 아닌 근본적인 대책이 무엇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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