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최안나기자
  • 입력 2017.05.23 12:00

[뉴스웍스=최안나기자] 우리나라의 가계부채가 올해 1분기에 17조원이 늘어 136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가계부채 증가폭은 지난해 4분기 46조원에서 올해 1분기 17조원대로 떨어져 안정기미를 보이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통상 1분기는 가계부채 증가율이 계절적 요인으로 둔화되는 경향이 있어 착시효과가 나타난 것일 뿐 증가세가 꺾인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2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가계신용은 전 분기(1342조5000억원) 대비 17조1000억원(1.3%) 증가한 1359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한국은행이 가계신용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2년 4분기 이후 최대 규모다.

분기 가계신용 증가 규모는 지난해 2분기 33조9000억원, 3분기 38조9000억원, 4분기 46조1000억원 등으로 증가세를 보이다 올해 1분기 20조원 아래로 떨어졌다. 하지만 통상 1분기는 1~2월 주택시장 비수기를 맞아 가계대출이 감소하는 경향이 있어 감소 폭이 커 보이는 측면을 감안하면 안정추세로 보기에는 이르다는 지적이다.

특히 2014년 1분기 3조4000억원 증가와 2015년 1분기 13조원 증가를 비교하면 올해 가계부채 증가폭은 여전히 큰 수준이다.

은행권의 대출 수요가 비은행권으로 이동하는 이른바 '풍선효과'가 이어지고 있는 점도 불안요인이다. 예금은행은 가계대출 잔액이 618조5000억원으로 1조1000억원 늘어나는데 그쳤다. 하지만 비은행예금취급기관 대출은 298조6000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7조4000억원이나 늘었다. 지난해 1분기(7조6000억원)와 비교해도 증가폭이 크게 줄지 않았다.

금융 당국은 일단 전년 동기 대비 가계부채 증가폭이 둔화된 것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올해 3월부터 2금융권에도 여신심사가이드라인 도입 등의 조치를 취하면서 2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세도 안정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금융위는 "제2금융권의 경우에도 여신심사가이드라인이 본격 시행된 3월 이후로 보면 2015년 대비 증가 규모가 감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사철을 맞아 대출 수요가 늘고 있는데다 최근 주택가격도 꿈틀거릴 조짐을 보이고 있어 가계부채가 안정 국면에 들어섰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금융위에 따르면 전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폭은 올해 1월 3조1000억원, 2월 6조8000억원, 3월 5조5000억원, 4월 7조3000억원 등으로 점차 확대되고 있다.

당국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조기 도입 등을 통해 가계부채를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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