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기자
  • 입력 2017.06.05 10:21

[뉴스웍스=박명수기자] 세계은행(WB)이 신흥국의 장기 성장세가 약화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세계 경제 회복세가 더뎌 신흥시장의 성장을 자극할 투자가 미약하다는 이유를 들었다.

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세계은행은 이날 ’6월 세계경제전망 보고서’를 내고 투자 둔화가 신흥시장의 생산성 향상에 제동을 걸었다며 이 추세가 장기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세계은행은 신흥시장에 대한 투자가 완만하게 회복돼도 최근 몇년간의 미약한 투자로 자본 축적이 둔화됐다며 잠재성장세가 이미 위축됐을 수 있다고 봤다.

이에 따라 신흥국이 선진국처럼 부자가 되기도 전에 성장세가 꺾이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신흥시장이 그동안 세계 경제 성장세를 주도했다는 점에서 세계 경제도 이에 따른 역풍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세계은행의 폴 로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FT와 인터뷰에서 "개발도상국 경제에 대한 투자 부진의 장기적 효과는 이제 세계 경제가 직면한 장기적인 주요 과제 중 하나"라면서 "이는 글로벌 자본 시장이 개발 도상국이 필요한 재정 자원을 제공하는 데 실패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고수익이 예상되는 개발도상국의 인프라 투자와 같은 곳에 자금을 연결시키지 못한 근본적인 실패가 있었다"고 비판했다.

세계은행은 투자가 개발도상국 간 고르게 이뤄지지 않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세계은행의 이코노미스트들은 최근 수 년간 중국의 과잉 투자에 대해 경고해왔다. 반면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 지역들은 투자 둔화에 타격을 받고있다.

때문에 나이지리아, 남아프리카공화국 같은 원자재 수출국들은 빈곤 퇴치 노력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세계은행은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 지역의 경제성장률이 작년 1.3%에서 올해와 내년 각각 2.6%, 3.2%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함께 세계은행은 세계 경제가 보호주의 고조와 같은 단기적 위험에 직면해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 때문에 세계 경제 전망치를 하향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세금 감면과 인프라 지출 계획을 전망에 포함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계획의 세부 사항을 충분히 제시하지 않았으며 기간 역시 분명하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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