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기자
  • 입력 2017.06.12 10:28

[뉴스웍스=박명수기자] 미국 자치령인 푸에르토리코의 미국 편입 시도가 또다시 무산될 전망이다. 미국 51번째 주로 편입하기 위해 투표를 실시했지만 23%의 낮은 투표율을 보였기 때문이다.

11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진행된 국민투표 출구조사 결과, 미국 주 지위 획득에 50여만명이 표를 던지면서 90% 이상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자유연합 ·독립 체제안은 7600표, 자치령 유지안은 6700표를 얻는 데 그쳤다. 투표에 참여한 사람의 90%가 미국 편입에 찬성표를 던진 것이다.

하지만 미국 편입에 대한 반대파의 설득으로 226여만명의 유권자 중 23%만이 투표에 참여하면서 푸에르토리코 정치권에서는 국민 투표의 적법성 문제에 대한 논란이 나오고 있다.

뉴욕 헌터대학 푸에르토리코 연구센터에 따르면 이날 투표율은 1967년 이후 치러진 푸에르토리코의 선거 중 가장 저조했다. 이같은 낮은 투표율로는 미국 의회의 승인을 얻기가 사실상 어렵다는 분석이다.

미국 편입 찬성자들은 지난 10년 동안 경기 침체를 겪고 있는 푸에르토리코가 미국의 51번째 주로 편입되면 약 730억 달러의 부채를 줄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푸에르토리코가 미국의 영토가 되면 더 많은 투자를 유치하는 한편 미국의 연방 기금 지원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반대파들은 "미국으로의 편입 시도는 반복된 미국의 퇴짜로 시간만 낭비하는 꼴"이라며 비판했다.

지난 1508년 스페인 식민지가 된 푸에르토리코는 1898년부터 미국 자치령이 됐다. 이후 푸에리토리코 국가지위에 관한 주민투표가 1967년, 1993년, 1998년, 2012년 네 번 치러졌지만 미국 편입은 무산됐다.

푸에르토리코가 미국의 주로 편입하려면 미국 의회의 승인과 대통령의 추인을 얻어야 하는데 번번이 퇴짜를 맞았기 때문이다.

현재 푸에르토리코 국민은 미국 시민권을 갖고 있지만 미국 대통령 선거권은 없다. 미 의회에는 하원의원 1명을 선출해 파견하지만 표결권은 없다.

한편, 미국 정부는 이번 선거에 대해 '검토하거나 승인한 바 없다'며 냉담한 반응을 내놓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트위터를 통해 푸에르토리코의 지위 변경에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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