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기자
  • 입력 2017.06.20 11:00

[뉴스웍스=박명수기자] 가상화폐의 대표 주자가 비트코인에서 이더리움으로 조만간 교체될 것으로 보이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연초대비 두 배 이상 급등했다. 지난 11일에는 3000달러를 넘으면서 최고가를 경신하는 등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도 약 2600달러에 거래됐다.

그런데 후발주자인 이더리움의 시세는 올들어 무려 4500% 상승하면서 비트코인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시세 급등에 힘입어 이더리움의 시가총액은 19일 현재 비트코인의 시가총액 대비 82%에 해당하는 340억달러까지 불어났다. 연초 비트코인의 시가총액과 비교해 5% 수준에 머물고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놀라운 상승세다. 심지어 거래량은 이더리움이 비트코인보다 많다. 

두 가상화폐 모두 주로 개인투자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지만 현재 처한 상황은 대조적이다.

비트코인의 경우 개발자들 간 의견 대립으로 두 종류로 쪼개질 가능성이 있다. 이 때문에 지난 3월엔 1200달러를 웃돌았던 비트코인 가격이 불과 며칠 만에 970달러까지 20% 가량 폭락하기도 했다. 아울러 해커나 마약상 등 범죄자들이 비트코인으로 대가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도 비트코인의 위상을 흔들고 있다. 

반대로 러시아계 캐나다인 비탈리크 부테린이 2015년 중반 개발한 이더리움은 불과 2년 사이에 해당 분야의 전문가들은 물론 글로벌 대기업의 지원까지 얻으면서 갈수록 힘을 얻고 있다. 

JP모건체이스,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대기업과 IT기업들은 디지털 화폐로서의 기능 뿐 아니라 새로운 유형의 글로벌 컴퓨팅 네트워크를 제공한다는 점에 이더리움에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JP모건 등 일부 대기업들은 이더리움 위에 프로그램을 구축하고 있다.

아울러 도요타, 삼성 등 100개 이상의 글로벌 기업들이 ‘엔터프라이즈 이더리움 얼라이언스(EEA)’에 가입해 이더리움 지원에 나섰다. EEA는 이더리움 기술 기반 기업형 블록체인 솔루션을 공동 개발하고 구축·확산을 지원하기 위해 만들어진 단체다. 

이외에도 이용자들의 인식에서 두 디지털 화폐의 위상은 확인된다. 최근 1100명의 가상 화폐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94%의 응답자가 이더리움에 긍정적인식을 가지고 있다고 답변했다. 대조적으로 비트코인에는 49%만이 긍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었다. 

뉴욕타임스는 이런 추세가 지속된다면 이더리움의 가치는 향후 수주일 안으로 비트코인을 추월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이 신문은 가상화폐 업계가 두 화폐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면서 자리바꿈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버추얼캐피털 벤처스의 윌리엄 무가야 창업자는 "모멘텀은 이더리움으로 옮겨갔고 의심할 여지는 없다"고 주장했다. 

다만, 가상화폐의 폭등세와 이에 따른 변동성은 가상화폐 시장이 얼마나 휘발성이 강한지, 또 얼마나 투기적인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고 NYT는 지적했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