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기자
  • 입력 2017.09.09 08:00

금감원장 최흥식, 산업은행장 이동걸, 수출입은행장 은성수... 그들은 누구?

[뉴스웍스=허운연기자] 새 정부 들어 지지부진 했던 주요 금융기관의 수장 내정이 지난 한주 한꺼번에 처리됐다. 지난 6일 최흥식 서울시향 대표가 금감원장에 내정된 것을 시작으로, 7일에는 이동걸 동국대 초빙교수가 한국산업은행장에, 은성수 한국투자공사 사장이 수출입은행장으로 낙점된 것인데, 그들의 면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융위가 "이론과 실무를 겸비해 급변하는 금융환경에 맞춰 금감원의 혁신과 변화를 이끌어 갈 인물"이라고 평가한 최 금감원장 내정자는 하나금융경영연구소장, 하나금융지주 사장을 역임한 인물이다. 

제20대 한국수출입은행장에 낙점된 은성수 한국투자공사 사장은 기재부 국제경제관리관(차관보), 세계은행 상임이사 등을 거친 국제·금융 전문가로 평가 받는다. 기재부도 "해운·조선 구조조정, 수출금융 활성화, 내부 경영혁신 등 현안 해결의 적임자"라며 제청 배경을 설명했다.

한국산업은행장에 내정된 이동걸 동국대 경영대학 초빙교수는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 한국금융연구원장 등을 두루 거쳤다. 금융위는 "산은의 당면과제인 기업구조조정을 원활히 추진하고, 핵심 산업 및 성장기업에 대한 금융지원 등 주요 업무를 속도감 있게 이끌 수 있는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이들 대부분은 참여정부와 인연이 있고 개혁 성향이 강하다고 평가된다. 참여정부 때 최 금감원장 내정자는 대통령자문정책기획위원회 위원, 이 산업은행장 내정자는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 은 수출입은행장 내정자는 대통령비서실 경제보좌관실 선임행정관 등을 지낸 인물이다. 

최 금감원장 내정에는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영향을 미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장 실장과 최 내정자, 이 내정자는 경기고 동문으로, 최 내정자가 67회, 이 내정자는 68회, 장 실장은 69회 졸업생이다. 

당초 금감원장에는 김조원 전 감사원 사무총장이 유력하다는 보도가 이어졌고, 내정됐다는 설도 업계에 파다했지만, 최 대표가 내정되면서 장 실장이 이를 적극 추천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또 최 내정자와 이 내정자는 금융연구원에서 같이 일하기도 했다. 최 내정자가 4대 원장, 이 내정자가 5대 원장을 역임했다. 

이어 서울대 경제학과 라인도 주목받고 있다. 은 내정자와 이 내정자는 서울대 경제학과 동문으로, 김상조 공정위원장과 동문이다. 장 실장과 최 위원장은 고려대 출신이다.

한편, 이 같은 인사를 두고 일각에서는 지난 정부의 전철을 밟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존재한다. 이명박 정부 때는 고려대 인맥이, 박근혜 정부 때는 서강대 인맥이 '낙하산 인사'로 금융권을 휩쓸면서 내홍을 겪었기 때문이다.

다만 장 실장이 J노믹스의 키를 쥐고 소득주도 성장과 재벌개혁을 통한 경제 패러다임 전환에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주요 금융기관장과의 긴밀한 협조가 가능해 금융 분야 개혁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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