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기자
  • 입력 2017.09.14 12:58
갱년기 증상을 치료하기 위한 호르몬보충요법이 여성 건강을 크게 위협하지 않는다는 논문이 발표됐다.

[뉴스웍스=고종관기자] 2002년은 폐경을 맞은 중년여성들에게는 악몽의 해였다.

1993~2002년 미국 40개 기관에서 실시된 WHI(Women's Health Initiative)의 연구결과, 에스트로겐, 프로게스테론 등 여성호르몬 보충요법이 유방암이나 관상동맥질환, 뇌졸중 등의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당시 갱년기 증상을 호르몬으로 치료받던 여성들은 충격에 빠졌고, 이를 처방하던 의사들도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였다. 이후 호르몬보충요법은 지금까지 증상이 심각한 여성에 한해 조심스럽게 사용되고 있다.

최근 여성들의 이런 걱정을 덜어줄 수 있는 논문이 미 의학협회지인 JAMA(Journal of the American Medical Association)에 9월12일 자로 게재됐다.

연구를 이끈 미 보스톤 브리검여성병원 조안 맨슨 박사팀은 1993~1998년에 호르몬보충요법을 시행한 여성과 위약 투여군(평균 63세) 여성 2만7000명을 추적했다. 10~12년 추적 조사를 포함해 18년 후에 이들을 조사한 박사팀은 에스트로겐 치료(평균 7년), 또는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 병행 치료(평균 5년)를 받은 사람의 사망률이 비교군에 비해 높지 않고, 유방암이나 심장질환이나 뇌졸중 등 부작용을 높이지도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장기적인 임상추적 결과, 호르몬보충요법이 암이나 심장질환으로 인한 조기사망 위험을 증가시키지 않는다”며 “이번 연구가 치료를 기피하던 여성에게 다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열어준 셈”이라고 말했다.

여성 갱년기는 폐경이 시작되는 50세 전후에 나타나며, 안면홍조, 가슴 두근거림, 불면증, 골다공증 다양한 증상으로 중년여성을 힘들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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