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동호기자
  • 입력 2017.10.13 15:07
<사진=TV조선 방송화면 캡쳐>

[뉴스웍스=김동호기자] 최근 부유층, 고위층들의 갑질이 논란이 된 가운데 아파트 경비원들에 대한 갑질이 또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13일 한 온라인커뮤니티에는 자신을 "60대 초반의 대구 북구 침산동 ‘ㅍ’아파트의 경비원"이라고 소개하며 피해 사실을 폭로하는 글이 올라왔다.

이 글의 작성자는 "아파트마다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제가 근무하는 아파트의 경비원들은 24시간 격일제로 근무하면서 경비업무 외에도 여러가지 일을 한다"면서 "택배물과 등기우편물 관리, 주차관리, 현관과 승강기의 안내문 게시 등의 관리, 현관 내외의 전등 끄고 켜기 등은 기본이고, 보조 성격이기는 하지만 미화원이 하는 일도 한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는 이어 "미화원이 퇴근하는 평일 16시부터 다음날 09시까지, 토요일 12시부터 월요일 09시까지는 미화원이 하는 일을 경비원이 대신한다"면서 "아파트 단지 내외의 청소와 불법광고물 수거도 하고 음식물쓰레기통 관리, 집하장 분리수거 등의 일을 해야 한다"고 실상을 전했다.

그러면서 "아파트 관리를 대행하는 용역회사가 경쟁적으로 최저가 입찰하면서 부수적으로 이것저것 추가 서비스를 제안해야만 하는 현실도 이해하고, 우리도 돈 벌며 운동한다 생각하면 미화원 일을 보조하는 것도 그런대로 할 만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문제는 이 후에 발생한다.

이 작성자는 "지난 10월 12일 새벽에 출근해서 근무교대 인수인계 겸 조회하는데 어제 근무팀에서 문제가 발생했다"며 당시 상황에 대한 설명을 시작했다.

그는 10월 10일이 마감인 고지서를 찾아가지 않은 주민이 마감일 이후에 찾으러 와 과태료와 함께 납부 후 "전적으로 등기우편물 제때 찾아 가라고 연락해주지 않은 택배담당 경비원의 잘못이다"라며 몰아 붙였다고 주장했다.

이에 "피해 경비원은 해당 세대로 찾아가서 '사과+과태료' 1만4천여원을 물어주고, 관리사무소에서 알고 개입하기 전에 상황을 종료했다"고 전했다.

이 글의 작성자는 당시 모습을 "당시 해당주민은 막무가내로 떠들며 과태료 1만4천여원을 물어내라 하고, 지나가던 다른 주민들은 기웃거리고, 정확한 내용은 모르지만 쌍소리만 없었을 뿐, 경비원의 밥줄인 직장의 안위를 위협하는, 듣기에 몹씨 불편한 말도 막무가내로 퍼붓고 돌아갔다"고 회상했다.

그는 "경비직은 야근수당도 일반직 에 비해 제대로 받지 못할 뿐만 아니라 야근 수당을 받을 수 있는 시간의 대부분을 의무 휴게시간으로 지정되어 열악한 환경의 휴게실에서 억지로 잠을 청한다"며 "이런 처지에 큰 돈은 아니지만 재산세 과태료까지 물어주면서 직장을 지키려는 상황을 보려니 스스로가 측은해 진다"며 허탈한 감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어느 선배 경비원의 말씀이 금과옥조로 다가오며 격하게 공감횐다"며 “경비원은 간, 쓸개를 다 빼놓고 출근해야 한다”라며 자조 섞인 웃음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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