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이수정 기자
  • 입력 2017.10.26 14:50
영화 '미스프레지던트'가 26일 개봉했다. <사진=미스프레지던트 포스터>

[뉴스웍스=이수정 기자] 1979년 10월 26일 대통령 박정희는 그의 수족과 같았던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에 의해 피살당했다. 그로부터 38년 후인 2017년 10월 26일 박정희 전 대통령과 부인 육영수 여사를 따르는 '한 남자'를 주제로 한 다큐멘터리 '미스 프레지던트'가 개봉됐다. 

영화는 2016년 여름부터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직후까지 이른바 '박정희 세대'의 모습을 담았다. 이 영화는 박정희 세대가 살아가는 모습을 비판이라는 딱지를 붙이지 않고 담아냈다. 

그러나 '미스 프레지던트'는 개봉이 알려진 9월부터 박사모와 촛불시민 양쪽 모두에서 공격을 받는 논란의 중심에 있었다. "박근혜가 나라를 농락한 역적"이라고 여기는 촛불 세대들은 박씨 가문을 신처럼 떠받드는 박정희 세대 이야기를 당연히 듣고 싶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박정희 세대들은 왜 '미스 프리레지던트'를 외면 하려 했을까. 몇 가지 논란을 집어보자. 

'미스 프레지턴트' 포스터에는 영어로 'MIS'(나쁜) PRESIDENT라고 적혀 있다. <사진=미스프레지던트 포스터>


①박근혜를 뜻하는 '미스 프레지던트'는 '나쁜(Mis)프레지던트'다?

가장 큰 논란을 일으킨 대목은 박근혜를 칭하는 영화 제목 '미스 프레지던트'의 '미스'가 사실 '나쁜(Mis)'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제목을 처음 접한 관객들은 '미스'가 보통 결혼하기 전의 여성을 칭하는 '미스(Miss)'라고 생각하겠지만, 영화 포스터 속 알파벳은 'Miss'가 아닌 'Mis(나쁜)'이다. 

②'미스 프레지던트' 김재환 감독은 우익 정권 비판적인 다큐멘터리 감독이었다?

'미스 프레지던트' 김재환 감독의 전작들을 살펴보면 결코 감동 스토리를 연출하는 감독이 아니었다. 지난해 개봉해 MB시절 간첩으로 내몰린 공무원 이야기를 담은 영화 '자백', 2014년 한국 교회를 고발하는 내용인 '쿼바디스', 2012년 이명박 정권 5년을 돌아보는 'MB의 추억' 등은 모두 조용하지만 신랄한 비판을 사회에 던졌다. 

③영화 개봉일이 10월 26일인 것은 박정희를 찬양하는 의미가 아니다?

영화 '미스 프레지던트'의 개봉일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서거일인 10월26일이다. 사실 이날은 박사모들에겐 슬픈 날이지 절대 기쁜 날일 수는 없다. 반대로 박 전 대통령의 정적(政敵)들에겐 유신체제가 무너진 독재타도 성공 기념일이자 민주주의 회복을 의미하는 날이기도 하다. 

영화 스토리나 진행 방식만 놓고 본다면 결코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았다. 그저 청주에 사는 농부 조육형씨를 천천히 따라가며 일상을 담아낸다. 조육형씨는 박정희와 육영수 여사를 떠받드는 일명 '박사모'이다. 영화는 박근혜 탄핵 정국을 배경으로 왜 그가 그토록 박정희를 그리워하는지를 그렸다.

영화를 제작한 김재환 감독은 "영화를 보면서 그들의(박사모) 심정을 돌아볼 것"을 제안했다. 박정희 세대와 촛불 세대의 화해와 공존이라는 화두를 던진 것이다. 

그러나 영화가 얼마나 두 세대의 간극을 봉합할 수 있을지는 영화를 보고 의미를 읽어내는 관객들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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