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경보 기자
  • 입력 2017.11.15 14:36

품질·디자인 완성도 떨어지고 출시 타이밍 늦어 '기대 어려워'

현대자동차가 15일 중국시장에서 판매를 시작한 현지 전략 차종 'ix35' <사진제공=현대자동차>

[뉴스웍스=박경보 기자] 현대차가 중국 전략형 SUV인 신형 ‘ix35’를 출시하고 본격적인 판매에 돌입했다고 15일 밝혔다. 극심한 판매 부진으로 올해 중국시장 판매 목표를 125만대에서 80만대로 하향조정한 상황에서 신차가 구원투수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신차 적기 출시는 물론이고 품질 개선과 효율적인 마케팅 전략 등이 유기적으로 이뤄져야 판매 회복을 노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현대차 중국 합작법인 베이징현대는 15일(현지시간) 중국 광저우의 국제체육연출센터에서 담도굉 베이징현대 총경리 등 현대차 관계자와 딜러 대표, 기자단 등 4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신형 ix35의 신차발표회를 열었다.

중국 전략 모델인 ix35는 지난 2010년 출시 이후 7년 동안 77만 대 이상 판매된 베이징현대의 베스트셀링 모델이다. 베이징현대는 2~4급 도시의 30대 초·중반 기혼 남성을 주 타깃으로 판매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번 신차는 중국 최대 ICT 기업 중 하나인 바이두와의 협업으로 개발된 인공지능 기반 음성인식 커넥티비티가 탑재된 것이 특징이다. 이 시스템을 통해 운전자는 바이두 맵오토를 사용한 실시간 교통정보 및 지역정보 검색, 대화형 음성 인식 검색, 알리페이‧위챗페이 기반 차량 내 온라인 직접 결제, 음악 다운로드 등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한편 올해 창립 15주년을 맞은 베이징현대는 올해 최악의 부진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차 측은 부진한 실적이 사드 때문이라며 둘러대고 있지만, 실질적인 이유는 중국 시장을 오판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현대차는 올해 지난달까지 중국 시장에서 56만9356대를 판매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4.4%나 판매가 줄었다. 지난 9월과 10월 각각 8만여대 씩 판매하며 들어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지난해에 비하면 극적인 부진 탈출은 아니다.

최근 중국은 소득이 늘고 두 자녀 정책 허용 등 영향으로 SUV와 고급차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지만 정작 현대기아차는 시장에 대응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현대차에 따르면 현재 중국 SUV 모델은 전체 14개 차종 중 단 4종 뿐이며, 주로 엔트리급의 소형 세단이 주력 라인업이다. 고급차는 전무한 실정인데다 이렇다 할 SUV 신차 소식도 들리지 않고 있다. 이번에 출시된 신형 ix35는 구형 모델을 대체하는 신차이기 때문에 판매 차종이 늘어난 것은 아니다.

이는 사드와 무관한 미국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는 이유와도 같다.  현대차의 지난달 미국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9.7%나 추락해 판매순위 8위에 그쳤다. 이는 일본의 사륜구동 전문업체인 스바루(7위)보다도 밀린 성적이다. 업계는 미국시장에서 최고 인기를 누리고 있는 픽업 트럭과 SUV 차종의 부재가 원인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실제로 현대차는 미국시장에서 이렇다할 현지 전략 차종도 없고 SUV는 투싼과 싼타페 단 2종 뿐이다. 게다가 픽업트럭은 아예 판매하지도 않는다. 

이 같은 현대차의 신차 출시 전략에 대해 ‘타이밍’이 늦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공학과 교수는 “현대차 코나의 경우 소형 SUV의 초호황기인 3년 전에 벌써 나왔어야 하는 차”라며 “신차 적기 출시에 실패하고 있는 것이 부진의 한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현대차 중국 전략 모델 상품성 자체에 대해서도 의문이 달린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올해 열린 중국 상하이 모터쇼에서 신형 ix35를 봤는데 들쭉날쭉한 단차 등 국내 차종 대비 조립 품질이 떨어져 보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아무리 현지 전략 차종이라도 보편적인 아름다움이라는 것이 있는데 현대차의 중국형 차들은 하나같이 조악한 디자인”이라고 혹평했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적기 신차 출시와 마케팅 전략, 품질 개선 등 삼박자가 맞아야 판매 회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높은 상품성과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는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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