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양민후기자
  • 입력 2017.11.19 16:39

[뉴스웍스=양민후기자] 스모그,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에 노출된 임신초기의 임신부는 유산할 확률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미국 국립 건강저널인 ‘헬스데이’는 미국 국가 연구기관의 ‘대기오염이 임신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결과를 18일(현지시간) 인용 보도했다.

미 국립 건강관리본부 파울린 멘돌라 교수는 2005~2009년 부부 501쌍, 1002명을 분석했다. 전체 실험 참여자 중 343명의 여성이 임신초기 단계였다. 그 중 28%에 해당하는 98명이 18주안에 유산을 경험했다. 

연구팀은 유산한 여성을 대상으로 ‘대기오염 노출과 유산’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임신초기 단계의 임신부가 오존에 노출될 경우 유산할 확률이 12%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세먼지에 노출됐을 때는 13%까지 높아졌다. 이 같은 결과는 개인별로 인종, 교육수준, 연봉, 몸무게, 카페인 섭취량 등의 차이가 있다는 점을 감안한 수치다. 또 연구진은 유산한 98명의 임신부 중 9명은 대기오염에 덜 노출됐더라면 유산하지 않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오존은 무색의 불안정한 독성가스로 톡 쏘는 듯한 냄새가 특징이다. 산소가 강한 자외선을 만나 생성되며, 강한 산화력을 가졌다. 우리가 공기를 들이마실 때 상쾌한 느낌을 받는 이유는 오존 때문이다. 하지만 다량으로 존재할 때는 불쾌감을 주고 폐를 손상시켜 ‘만성 폐쇄성 폐질환’을 유발한다. 

멘돌라 교수는 “대기중의 오존 등 독성물질은 염증과 산화 스트레스를 유발한다”며 “이는 수정란이 자궁에 착상하는걸 방해하기 때문에 유산으로 이어진다”고 분석했다. 

산화스트레스란 체내에 유해산소가 증가하는 현상이다. 유해산소가 체내에 축적되면 세포의 유전자를 손상시킨다. 면역체계도 약해지기 때문에 암 발병률도 증가한다. 

다른 전문가도 임신부가 대기오염에 노출되면 태아도 영향을 받는다는 연구결과에 동의했다. 

미 여성건강프로그램 센터 질 라빈 박사는 “호흡기를 통해 들어온 대기중의 독성물질은 태반을 통과해 태아까지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호흡기내과 전문가는 임신부에게 외출전 대기오염을 주의하라고 당부했다. 

미 뉴욕 싸요셋병원 알란 멘쉬 박사는 “임신부는 반드시 외출전에 대기오염 정도를 확인해야 한다”며 “대기질이 나쁜 시간대에는 야외활동을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의학저널인 ‘가임과 불임’(Fertility and Sterility)에 11월 16일자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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