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경보 기자
  • 입력 2017.11.29 17:15

“밥그릇 챙기기 급급 협력사 등 전체노동자 이익은 나몰라라” 비판

현대자동차 소형 SUV '코나'가 울산 제1공장에서 생산되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자동차>

[뉴스웍스=박경보 기자] 출시 직후 단숨에 국내 소형 SUV 시장 1위에 오르며 인기몰이 중인 현대자동차의 코나가 노조에 볼모로 붙잡혔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 27일 오전 사측의 코나 생산 확대 요구에 반발해 울산 1공장(코나 라인)의 생산을 멈춰 세웠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노조의 이번 긴급 파업으로 1230대, 174억6000여만원의 손해가 발생했다고 29일 잠정 집계했다. 28일 저녁부터 생산이 재개되긴 했지만 사측이 노조의 요구를 따르기로 하면서 향후 코나의 수출 차질이 불가피해지게 됐다.

현대차는 다음달 코나의 미국 수출에 앞서 울산 1공장 11라인과 12라인에서 코나를 생산하자고 노조에 요구했다. 사측은 노조와 지난 한 달 동안 합의를 시도했으나 결국 실패했고 우선 12라인에서 코나 생산을 추진했다. 사측의 이 같은 결정에 크게 반발한 노조가 결국 급작스러운 파업에 돌입한 것이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사측은 노조의 파업에 굴복해 코나 생산 확대를 무산시키고 향후 협상을 이어나가기로 했다. 사측의 결정에 노조는 약 34시간 만에 파업을 철회했지만 생산 차질에 따른 피해는 현대차가 고스란히 떠안게 됐다. 현대차 관계자는 “코나 생산 확대를 놓고 현재 노조 측과 협상 중”이라고 밝혔지만, 협상에 성공할지는 오리무중이다.

현대차는 노조의 뜻에 따르기로 하면서 더 큰 파국은 일단 막았지만, 임단협이라는 더 큰 산이 기다리고 있다.

현대차 노사는 지난 4월 20일 이후 현재까지 32차 임단협 교섭을 벌였으나 아직까지도 이렇다 할 협상 진전이 없는 상태다. 노사 양측은 30일 오후 3시 경 임단협 33차 교섭을 벌일 예정이지만 극적인 합의에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특히 노조는 올해에만 벌써 8번이나 부분 파업에 나섰고 이에 따라 약 8000억여원의 생산차질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노조는 올해 임금 15만4883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 순이익 30%(우리사주포함) 성과급 지급, 4차 산업혁명과 자동차산업 발전에 대비한 '총고용 보장 합의서' 체결, 국민연금 지급 시기까지 정년 연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 같은 노조의 ‘몽니’에 비판여론이 거세지는 모양새다. 특히 노조는 이번 협상 과정에서 협력업체의 생산 부품을 1공장 공정으로 생산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져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노조의 요구는 들어줄 수 있는 상황이 아니고 정도를 지나쳤다”며 “소수의 귀족 노조가 어려운 상황에 놓인 일반 노조의 일감을 뻬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김 교수는 “현대차 노조는 전체 노동자의 이익을 전혀 대변하지 못하고 자신들의 밥그릇 챙기기에만 급급하다”며 “현대차 노조의 행태로 앞으로 해외공장 생산량이 늘고 국내 일자리는 줄어들게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현대차는 올해 영업이익률이 5%대로 떨어지는 등 극심한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데 노사가 힘을 합쳐 위기 극복에 나서야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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