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경보 기자
  • 입력 2017.11.29 17:54

영업이익 38%나 늘었는데..."불필요한 오해 받지말자" 몸사리기

삼성전자 디지털 R&D 센터 전경. <사진제공=삼성전자>

[뉴스웍스=박경보 기자] 매출 기준 국내 상위 500대 기업의 올해 기부금이 지난해 같은기간 보다 13%나 급감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매출 1위 삼성전자는 무려 60%나 기부를 줄였는데, 국정농단 사태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기업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29일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올해 매출 기준 국내 상위 500대 기업 중 기부금 내역을 공시한 257개 기업의 기부금 집행 규모(1~3분기)는 총 9788억원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기록했던 1조1299억원보다 1511억원(13.4%) 감소한 수치다.

특히 삼성전자(-40%)는 물론이고 삼성생명, 삼성SDS, 대우건설 등 11개 기업은 무려 90% 이상 기부금을 삭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STX조선해양과 다우데이타는 기부를 아예 하지 않았다.

올해 국내 500대 기업의 영업이익이 지난해 대비 38.1%나 크게 증가했는데도 오히려 기부금이 줄어든 것은 국정농단 사건의 영향이 아니겠냐는 추측이 힘을 얻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박근혜 정부 당시 미르재단과 케이스포츠 재단에 204억원을 출연했는데, 이로 인해 국정농단 사건의 중심에 서게 됐다.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삼성전자의 재단 출연에 ‘제 3자 뇌물제공’과 '직접 뇌물공여' 혐의를 적용하고 이재용 부회장 등 삼성 전‧현직 임원 5명을 기소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불필요한 오해를 받지 않기 위해 기업들이 기부금을 줄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기업들의 ‘몸 사리기’로 인해 앞으로도 기부금 축소는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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