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서혜정 기자
  • 입력 2017.12.15 10:38
<사진=스마트학생복>

[뉴스웍스=서혜정 기자] “오지고요 지리고요 고요고요고요한 밤이고요, 에바쎄바넙치갈치를 구워먹고요. 머라이? 어 캐리 인정? 어 인정~”

중학생 A군이 친구와 나눈 대화 내용의 일부다. 어른들은 알아 듣기 어렵지만 최근 10대들 사이에서는 이런 ‘급식체’가 널리 유행하고 있다. 

급식체란 학교 급식을 먹는 학생들이 주로 사용한다고 해서 붙은 이름으로, 청소년들은 급식체만으로도 소통이 가능할 정도다.

SNS를 타고 급식체가 빠르게 번지면서 가족 간 언어 장벽 문제로 점차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스마트학생복(대표 윤경석)이 15일 공식 페이스북 및 카카오스토리를 통해 초·중·고교생 총 758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청소년 급식체 사용 실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청소년들의 71.8%에 해당하는 학생들이 급식체를 사용하고 있었다. 이 가운데 과반수가 넘는 52.4%는 ‘자주 사용한다’고 답변했다. 거의사용하지 않난다고 답한 학생은 1.9%에 불과해 급식체가 청소년들에게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44.6% “급식체, 일상생활 속 대화에서 가장 많이 써요”

청소년들은 왜 급식체를 쓰는 것일까. 급식체를 사용하는 이유로 60.8%에 해당하는 학생들은 ‘쓰다보니 재미있어서’라고 답했다. 이어 ‘친구들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기 때문에’라는 답이 11.5%로 언어 습관에서도 학생들은 재미와 트렌드를 따라가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 44.6%가 ‘일생생활 속 대화’에서 급식체를 가장 많이 쓴다고 응답했으며 28.7%는 ‘농담, 장난 등 다소 가벼운 상황’에서 많이 사용한다고 답했다.

학생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급식체 유형으로는 41.8%가 ‘인정? 어 인정, 고등? 어 조림’ 같은 동의를 구하고 자문자답을 하는 대화가 꼽혔다. ‘오지구요 지리구요, 톰과제리구요’ 같은 격한 표현을 하고 싶은 대화와 발음이 비슷한 단어를 연결하는 대화는 31.3%가 선택해 뒤를 이었다.

54.2% "주변 피해만 주지 않으면 급식체 사용 상관없어"

급식체를 사용하지 않는 청소년들도 급식체에 대한거부감은 없었다. 급식체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답한 응답자 중 36.8%가 ‘써야 할 이유를 못 느껴서’라고 답했다. 이어 ‘익숙하지 않아서’, ‘좋은 말이 아닌 것 같아서’ 등 답변이 각각 23.7%, 17.3%를 차지하며 급식체가 꼭 필요하지 않다는 의견을 보였다.

반면 주변에서 급식체를 사용하는 것에 대해 과반수가 넘는 54.2%의 청소년들이 ‘주변에 피해만 주지 않으면 상관없다’고 답해 급식체 사용에 부정적 의견을 보였던 것과는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또 청소년들은 급식체라는 표현에 호의적이었다. 설문 참여자 중  44.6%에 해당하는 학생들이 ‘중고딩, 학식, 아재 등과 같이 세대를 아우르는 유쾌한 말’이라 생각하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아재체, 줌마체, 급여체 등 특정 세대를 나타내는 ‘~체’에 대해 생각을 묻는 질문엔 ‘재미있고 트렌디한 문화며 세대가 달라지면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답변이 60.9%로 다수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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