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영길기자
  • 입력 2018.01.26 12:09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뉴스웍스=김영길기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선택은 결국 이커머스(e-commerce·전자상거래)였다. 지난해 8월 “온라인사업과 관련 연말쯤 깜짝 놀랄만한 소식이 있을 것이다”라고 공개적으로 말한 정 부회장의 선언이 신세계그룹 통합 온라인쇼핑몰 신세계닷컴의 내실 강화와 1조원의 투자유치라는 모습으로 26일 세상에 공개된 것이다.

이날 신세계그룹은 이커머스 사업에 1조원 이상 해외 사모펀드 투자를 유치하고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로 나뉘어 있는 온라인 사업부를 물적 분할해 온라인 사업을 전담하는 신설회사를 설립한다고 밝혔다.

이는 유통으로 시작해 식품, 화장품, 가구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혀온 신세계그룹이 대규모 투자를 유치해 온라인 업체로 탈바꿈한다는 의미여서 재계의 이목을 집중시고 있다.

투자자는 해외 유명 사모펀드인 어피너티(Affinity PE)와 비알브이(BRV PE)다. 신세계그룹은 이날 두 회사와 1조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당초 신세계그룹은 11번가, 티몬 등 여러 이커머스 기업 인수에 대한 다양한 방안을 놓고 고민해왔지만 이커머스의 경영권을 원했던 정용진 부회장과 피인수 대상 기업들 간의 의견이 안맞아 결국 자체적으로 투자를 유치한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그룹은 앞으로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로 나뉘어 있는 온라인사업부를 합병하고, 이커머스 사업을 전담할 신설 법인을 설립할 계획이다. 지분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으나 신세계가 50% 이상을 확보해 경영권을 확보할 가능성이 높다.

신세계그룹은 이번 신설법인 설립과 투자유치를 계기로 ▲이마트몰의 온라인 전용 물류 인프라 확충 ▲신세계몰 프리미엄 패션몰 강화 ▲신규 사업영역 확대 ▲인수합병(M&A) 등에 적극 나서 온라인 시장에서 몸집을 대대적으로 키울 예정이다. 이를 통해 국내 이커머스 시장 1위에 오른다는 야심찬 계획도 세웠다. 올해 신세계와 이마트 오프라인 매장 출점 계획이 없는 것도 바로 온라인에 집중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신세계그룹은 온라인 신설법인과 전국 150여개 오프라인 매장 보유로 국내 최대 구매력을 자랑하는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을 앞세워 합리적인 가격, 소비자 맞춤형 상품 등으로 오는 2023년까지 매출 10조원을 달성할 계획이다.

시장에서는 "신세계가 비용 효율화로 수익성 측면에서 실속을 챙겼다"며 "종합 이커머스 기업으로 온라인 부분의 재평가가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