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기자
  • 입력 2018.02.12 08:20

신규철 제일정형외과병원장

제일정형외과병원 신규철 원장이 환자에게 경요추증후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극심한 통증이 온몸을 엄습해 하루하루가 괴로운 회사원 최모(여, 43)씨.

처음에는 목과 허리 쪽에서만 통증을 느꼈다. 하지만 통증은 몸 전체로 퍼져 그를 괴롭혔다. 통증의 원인을 정확하게 알 수 없는 것도 최씨를 힘들게 했다. 어느 진료과를 찾아야할 지 난감한 그에게 회사동료는 목과 허리통증부터 먼저 치료해보라고 조언했다. 

진단 결과, 그는 '경·요추증후군'이라는 다소 생소한 판정을 받았다. 목과 허리에 퇴행성디스크가 동시에 발생했다는 것이다. 최씨는 병원에서 권유한대로 가벼운 신경차단술을 받았고, 지금은 통증에서 벗어나 평범한 일상을 되찾았다.

디스크(추간판)는 척추뼈 사이에서 말랑말랑한 쿠션역할을 하는 연골이다. 목과 허리뼈를 하중으로부터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 유연한 조직이 딱딱해지면서 탄력을 잃는다. 처음에는 증상이 없지만 디스크가 손상되면 척추신경에 염증을 생겨 통증이 나타난다. 이 같은 퇴행성 변화는 주로 40대부터 일어나지만 병적인 경우에는 10대나 20대에서도 발생한다.

퇴행성 디스크는 일반적으로 하부 요추에서 쉽게 보인다. 하지만 허리와 목에서 동시에 일어나기도 한다. 이를 경·요추증후군이라고 부른다. 이 같은 경·요추증후군은 디스크가 목이나 허리에 각각 발생했을 때와는 다른 형태를 보인다.

 환자는 대부분 온몸이 아프다. 따라서 어디가 어떻게 아픈지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못한다. 통증이 가슴이나 등까지 나타나므로 원인이 목이나 허리라고 생각하지 못한다. 의사들 역시 전형적인 목이나 허리디스크와는 다른 통증을 보이기 때문에 신경성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경·요추증후군을 근막통증증후군으로 오인하기도 한다. 목과 어깨·허리 등 전신 통증을 호소하기 때문이다.

근막통증증후군은 고개를 숙인 자세로 공부하거나 바르지 못한 자세로 반복적인 일을 하는 직장인에게 흔하다. 근막이 경직되면서 나타나기 때문에 흔히 '담 결렸다'고 표현한다. 근막통증증후군은 이렇게 근육을 싸고 있는 막 사이에서 통증이 발생하므로 분명히 경·요추증후군과는 구별해야 한다.

따라서 의사는 목과 허리에 증상이 있으면서 온몸 전체가 아픈 환자를 대할 때는 허리뿐 아니라 목에 대해서도 신중하게 검사해야 한다. 특히 목을 뒤로 젖힐 때 통증이 있거나, 목 부위 운동에 제한이 있을 때는 퇴행성 디스크의 첫 증상이라 볼 수 있다.

퇴행성 경·요추증후군을 치료하려면 충분히 안정을 취하게 하면서 약물치료를 실시한다. 대략 1주일 정도 통증완화제와 물리치료를 병행하면 상태가 호전될 수 있다.

통증이 심하면 신경차단술과 신경성형술 등 간단한 비수술 치료로 증상을 가라앉힐 수 있다. 신경차단술은 특수주사로 약물을 환부에 주입해 예민해진 신경을 가라앉히는 시술이다. 신경 주변의 염증을 치료해 통증을 해소시키는 방법이다.

신경성형술은 1㎜의 가느다란 특수관을 꼬리뼈의 열린 공간을 통해 삽입, 약물을 주입하는 방법이다. 두 시술 모두 10~20분 정도의 짧은 시간에 끝낼 수 있어 환자에게 부담이 적다.

대부분의 경·요추증후군 환자들은 감정적으로 불안하다. 지속적인 통증으로 심신이 지쳐있음을 충분히 고려해 단순히 신경안정제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또 이들에겐 치료 후 바른 자세와 꾸준한 운동으로 건강관리를 하도록 도와주는 것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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