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양민후 기자
  • 입력 2018.02.20 13:45
<사진=픽사베이>

[뉴스웍스=양민후 기자] 다양한 초기 증세로 인해 조기진단이 어려운 자폐증을 혈액검사만으로 짧은 시간 안에 진단할 수 있는 검사법이 개발됐다.

국제학술지 ‘분자자폐증’에 20일자(한국시간)자로 실린 영국 워릭대학과 이탈리아 볼로냐 대학 연구팀이 공동으로 진행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어린이의 혈액에서 발견되는 특정 단백질이 손상된 정도를 분석하면 자폐증 발병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은 38명의 자폐증 어린이와 31명의 건강한 어린이를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실험 참여자의 연령대는 5~12세였다. 연구팀은 각 그룹으로부터 혈액을 채취해 비교했고, 그 결과 자폐증 어린이의 혈액 내 존재하는 단백질 세포의 손상이 더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에 참여한 워릭대학 폴 쏘날리 교수(시스템 생물학)는 “자폐증 어린이의 혈액에는 디트료신과 최종 당화 산물(AEG) 등 산화지표 농도가 일반인보다 높다”며 “높은 산화지표가 단백질 세포의 손상을 야기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연구결과에 대해 다른 전문가는 더 많은 검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영국의 자선연구단체 ‘오스티스티카’ 제임스 쿠삭 이사는 “연구에 참여한 어린이가 적어 데이터가 더 이상적으로 나왔을 확률을 배제할 수 없다”며 “더 많은 아이들을 대상으로 똑 같은 결과가 나오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진단법이 ADHD(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나 불안증세 등과 같은 정신질환과 자폐증을 구분할 수 있다는 명확한 근거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자폐증의 발병원인에 대해 유전적 요인이 30%, 환경적 요인이 70% 기인한다고 보고 있다. 현재 병원에서 자폐증 진단을 위해 사용하는 방법은 행동기능검사다. 의사가 자폐증 의심 어린이에게 실시하는 이 테스트는 정확도도 낮으며, 확진까지 걸리는 시간도 길어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한편 국내 자폐증 환자는 20만명으로 추산되며, 영국은 70만명, 미국은 350만명 이상이 발달장애를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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