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이수정 기자
  • 입력 2018.03.08 03:31
<사진=픽사베이>

[뉴스웍스=이수정 기자] 1908년 3월 8일, 지금으로부터 110년 전 1만 5000여 명의 미국 여성 노동자들이 러트거스 광장에 모였다. 

그들은 열악한 노동환경에서 불타 죽은 여성 노동자들을 기리고 하루 10시간이 넘는 가혹한 노동시간과 작업환경 개선, 여성 참정권을 요구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이 여성 운동의 태초다. 

첫 세계 여성의 날…"여성빈곤·남여차별 해결하라"

당시 산업 혁명으로 세계 자본주의는 급격히 발달했고 이 과정에서 여성의 사회적 지위도 달라졌다. 과거 여성들은 가사 노동만 담당했다면, 거대한 자본주의 패러다임 속 노동자 계급으로 나서게 된 것이다. 

그러나 노동자로서 여성의 지위는 한없이 낮았다. 동일 노동을 해도 남성보다 적은 임금을 받았으며 더 쉽게 해고됐다. 

이에 여성들은 '여성빈곤 타파·남녀차별 철폐' 등 슬로건을 내걸고 연대하기 시작했다. 이후 국제적인 연대 운동이 활발해지면서 각국 여성운동이 활기를 띠었고 3월 8일을 '세계 여성의 날'로 지정했다. 

'하얀장미'…성폭력 저항운동에 대한 연대와 지지 상징

한국에서는 1985년부터 매년 이날을 전후해 '한국여성대회'를 개최한다. 

올해 국내 여성운동은 연일 터지고 있는 '미투' 운동의 영향으로 반향이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한국여성단체협의회 측은 이날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전국 110개 여성단체 지도자들과 정·관·학계 주요 인사 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기념식을 연다. 

'하나의 함성!'을 주제로 개최되는 이번 행사에서는 미투 운동 지원을 전국적으로 확대하고, 사회 전반에 만연한 각종 성폭력 근절을 위해 앞장설 것을 결의할 예정이다. 

또한, 한국여성의전화는 지난해에 이어 광화문, 대학로, 신촌, 강남역 일대 서울 시내 곳곳에서 장미 배포 캠패인을 벌인다. 

단체에서 나눠주는 하얀장미는 성폭력 저항운동에 대한 연대와 지지를 상징한다. 

민주노총 한국여성노동자회도 올해 '여성의 날 3시 조기 퇴근 시위'를 오후 3시 광화문광장에서 개최한다. 

민주노총은 "한국에서 남성과 여성의 임금 격차가 100대 64로 크게 벌어졌으며, 이를 1일 노동 시간인 8시간으로 환산하면 여성들은 오후 3시부터 무급으로 일하는 셈"이라고 주장했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은 성폭력·성차별 피해에 대해 터놓고 얘기하는 '3·8 샤우팅' 행사를 전주에서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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