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18.03.15 13:14
14일(현지시간) 테레사 메이 영국총리가 영국 스파이 암살과 관련 자국 주재 러시아 외교관 23명에 대한 추방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KBS방송 캡처>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영국이 스파이 암살과 관련, 자국 주재 러시아 외교관 23명을 추방하기로 하자 러시아가 ‘유례없는 도발’이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14일(현지시간)  BBC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러시아 외무부는 “세르게이 스크리팔과 그의 딸 독살 시도에 러시아가 개입했다는 거짓 명분 하에 메이 총리가 내놓은 대러 제재 조치를 유례없는 도발로 간주한다”면서 “이는 양국 간의 정상적인 대화 기반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영국 정부는 자체 조사를 마무리하거나 화학무기금지기구(OPCW) 틀과 같은 정립된 국제적 형식과 기구를 가동하지 않고 러시아와의 대결이란 선택을 했다”고 규탄했다.

네니스 만투로프 러시아 산업부 장관도 "러시아는 소련 시절에 제작했던 화학무기를 지난 2017년 9월까지 모두 폐기했다"라며 의혹을 부인했다.

영국에 망명해 있던 러시아 출신 이중간첩 세르게이 스크리팔과 딸 율리아는 지난 4일 한 쇼핑몰 벤치에서 의식불명 상태로 발견됐다. 조사 결과 옛 소련 군사용 신경작용제가 사용된 것으로 파악됐다. 러시아 스파이였던 스크리팔은 영국에 기밀을 넘긴 이유로 러시아에서 수감 생활을 했다가 죄수 맞교환으로 풀려나 영국에서 생활해왔다.

이 사건과 관련해 영국 정부는 자국에 주재하는 러시아 외교관 23명을 추방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하원 연설에서 “러시아 외교관 23명을 일주일 안에 추방할 것”이라며 “이들 외교관은 영국 정부에 신고하지 않은 정보 기관원들로 판명됐다”고 말했다. 이는 냉전시대 이후 최근 30년 만에 가장 큰 규모의 외교관 추방이다.

또 메이 총리는 간첩을 색출해 처벌하는 법을 새로 만들고, 문제 소지가 있는 러시아 관리들의 영국 입국 불허와 함께 이들의 영국 내 자산을 동결하는 법안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와함께 올해 6월 열리는 러시아 월드컵에 장관급이나 왕실 관계자는 참석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