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이수정 기자
  • 입력 2018.03.16 15:21

하 교수 "통념적 윤리관에 흑백론에 빠지지 말라는 것이 핵심…사과할 일은 아니다"

<사진=CNB 방송캡처>

[뉴스웍스=이수정 기자] 하일지 소설가 겸 교수가 미투운동 및 성폭력 피해자 조롱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네티즌들의 견해가 엇갈리고 있다. 

지난 15일 동덕여자대학교 문예창작과 학생회 측은 "하일지 교수는 지난 3월 14일 1학년 전공필수 강의 '소설이란 무엇인가' 수업 도중 이른바 '꽃뱀' 프레임을 이용해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성폭행 사실을 밝힌 피해자를 대상으로 언어적 2차 가해를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하일지는 해당 수업 중 "안희정 사건 피해자는 알고 보니 이혼녀"라며 "이혼녀라도 욕망이 있을 수 있다. 김지은씨가 인터뷰한 이유는 질투심 때문이다. 결혼해 준다고 했으면 안 그랬겠지"라는 발언을 했다고 알려졌다. 

이에 일부 네티즌들은 "하일지 교수는 오만하고 권위적인 시선으로 옳은 말을 사용해 자신을 정당화하고 있다", "사건의 화살을 피해자에게 돌리고 싶은 마음을 생각과 판단의 다양성으로 포장했을 뿐이다", "대학교수란 사람도 여성의 피해에 무던하다 기성세대는 반성이란거 안하시나", "말이 너무 과했다. 교육자라는 본분을 잊은 것 같다", "공동선을 표현하지 않는 모든 것은 아무리 강의실, 예술, 국회라도 지탄의 대상이어야 한다. 하일지의 논리는 학생들에게 강의실에서 악을 가르쳐도 좋다는 논리다"라며 그를 규탄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하일지의 발언은 표현의 자유일 뿐 지탄 받을 일이 아니라고 평가했다. 

이들은 "생각의 자유는 있어야지 않느냐", "미투운동이 새로운 폭력이되어서는 안된다", "창작수업이라면 자유로운 표현이 보장 되어야 한다고 본다", "살면서 별의별 인간 다 만나본 나이 지긋한 교수와 인생경험 짧은 나이 어린 학생들과 시각차이가 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절대 그럴 수 없다고 외치는 학생들도 살다 보면 저런 일 많이 목격하게 될 것", "하일지 말이 100% 동의 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게 볼 수도 있는 거 아닌가" 등의 의견을 보였다.

<사진=SBS방송캡처>

한편, 하일지 교수는 16일 한겨레와의 인터뷰를 통해 "내 발언 일부만 발췌돼 실렸다. 전체 내용 핵심은, 소설가는 통념적 윤리관에 따라 흑백론에 빠지면 안 된다는 것을 얘기하려던 거였다. 그것 중 하나의 사례에서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안 지사와 김지은씨 관련 얘기는 금기를 건드린 듯 하다. 그러나 사람이 느끼는 감정의 진실은 저마다 다를 수 있다"며 "학생들 머리속에 미투라는 이념이 들어있어 그런 말도 용서를 못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논란에 대해 사과할 생각이 있는냐는 질문에는 "사과할 일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이어 "불만이 있었으면 토론을 벌였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2차 가해라는 논란에 대해서도 "2차 피해 명분으로 각자 생각할 권리는 막는다면 그것이야 말로 변질이다"라는 입장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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