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이수정 기자
  • 입력 2018.03.27 15:39
정봉주 전 의원에게 성추행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한 안젤라(가명)씨가 27일 언론에 공개한 사진.  사진은 2011년 12월 23일 사건 당시 모바일 위치 기반 인증게임 '포스퀘어' 캡처본이다.  안젤라씨는 해당 캡처본을 통해 당일 오후 5시 5분과 37분 서울 여의도 렉싱턴호텔 1층에 있는 카페 겸 레스토랑 '뉴욕뉴욕'에서 정 전 의원을 기다리고 있었다고 주장한다. <사진=안젤라씨 측 변호인단>

[뉴스웍스=이수정 기자] 정봉주 전 의원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여성 안젤라(가명) 씨가 기자회견을 열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안젤라는 27일 오전 11시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변호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구체적인 시간을 더듬기 위해 백방으로 2011년 12월 23일의 기록을 찾던 중 최근 위치기반 모바일 체크인 서비스 '포스퀘어'를 통해 증거를 찾았다"며 사진을 공개했다. 

안젤라가 공개한 사진 속에는 사건 발생 당일 렉싱턴 호텔 1층 카페 겸 레스토랑인 '뉴욕뉴욕'이 태그 되어 있고, 오후 5시 3분과 5시 37분 '기다리는 시간'이라는 문구와 그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

안젤라는 "사건 당일인 2011년 12월 23일 시간대에 대한 논란이 가장 많았다"며 "사진에는 앞서 프레시안에 밝힌 대로 창문이 없고 옷걸이가 걸린 방이며 하얀 테이블이 놓여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찰의 참고인 조사 요청이 있어 적극 응하고 캡처본을 증거로 제출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포스퀘어는 휴대폰 위치기반 서비스를 이용해 실제 장소를 방문하면 멤버십을 얻는 방식으로 구성된 모바일게임이다. 

그는 피해 당시 상황에 대해 "호텔 카페에서 1시간 가량 정 전 의원을 기다렸으나 실제 함께 있었던 시간은 20분도 안 됐다"며 "정 전 의원이 오자마자 '남자친구가 있느냐'고 묻는 등 발언을 해 그 장소에서 빨리 벗어나야 한다는 판단을 했고, 옷걸이 쪽으로 가서 옷을 입으려는데 제게 키스를 시도해 입술이 스쳤다. 그 뒤로 따라 나오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 전 의원과 인연에 대해서는 "당시 저는 용기 있게 권력에 대항하는 정 전 의원의 모습을 존경했기에 커뮤니케이션이 시작됐다"라고 말했다. 

피해 사건 이후 정 전 의원의 연락 여부에 관해서 "수감된 후에는 한동안 연락이 오지 않았다"면서 "다만 한번은 (정 전 의원이)제가 기자가 됐다는 얘기를 듣고 친구들과 만나자는 연락을 해와 다 같이 있는 자리에서 사과를 받고 싶은 마음에 수락했으나, 확인 결과 친구들은 그 약속을 전혀 모르고 있었던 일이 있었다"고 했다.

이어 "단둘이 만나는 건 위협적이라고 판단해 나가지 않았다. 정 전 의원에게도 안 가겠다고 연락했더니 '나 바쁜 사람인데 이렇게 당일날 약속을 취소하느냐'며 화를 내는 답장이 왔다"고 전했다. 

정 전 의원이 갖고 있다는 사진 780장에 대해서는 "차라리 다 공개했으면 하는 마음이다. 이전까진 시간을 특정할 수 없었기에 논란이 됐지만, 이제는 할 수 있게 됐다. 780장 전부 공개해 이제까지 나온 쟁점과 의문점을 함께 해소하는 게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한, 성추행 폭로가 정 전 의원의 서울시장 출마 선언 날짜와 겹친 이유에 대해 "이달 5일 안희정 전 충남지사에 대한 미투 폭로가 있은 이후 동료 기자와 상의해서 이튿날인 6일에 '미투'를 하겠다고 결심했고 7일에 보도됐다"며 "정 전 의원의 (시장 출마 등) 일정까지 고려해서 짠 사실이 없다"고 강조했다.

안젤라는 "정 전 의원은 폭로 전 한 방송프로그램에 출연해 '성범죄는 뇌물죄와 비슷하다. 증거가 부족하더라도 피해자의 일관된 진술과 제3자의 진술만으로도 처벌이 가능하다'고 했다. 그 취지에 공감한다"며 성폭행 진실 공방을 이어나갈 것을 시사했다. 

마지막으로 "입술이 스쳤다고 해서 정치인 인생 망쳐놓는 게 아니냐는 비난을 받았다. 우리나라는 성범죄에 있어 피해자가 뭘 했는지를 논한다. 가해자의 나쁜 의도는 전혀 논란되지 않고 있다"며 "정 전 의원이 어떻게든 진실을 훼손하고 막아보려 하더라도 진실은 그 자리에 있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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