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기자
  • 입력 2018.03.29 15:56

세브란스, 도시바 제품 3000억원 들여 설치…2022년 가동

29일 연세대 백양누리 그랜드볼룸에서 (왼쪽부터)하타자와 마모루 도시바 이사상무, 윤도흠 연세대 의료원장, 이창규 DK메디칼 솔루션 회장이 중입자 가속기 도입 계약 체결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웍스=고종관기자] 암환자에게 꿈의 치료기로 불리는 중입자 가속기가 국내 처음 도입된다.

연세의료원은 일본 도시바와 연세대 백양누리 그랜드볼룸에서 중입자 치료기 도입을 위한 계약식을 맺었다고 29일 밝혔다.

중입자 치료기는 탄소원자인 중입자를 빛의 70% 속도로 가속시켜 암세포를 파괴한다. 중입자가 암 조직에 닿는 순간 방사선 에너지가 방출돼 암세포의 DNA를 파괴하는 원리다. 현재 국립암센터에서 운영하는 양성자 가속치료기보다 치료효과가 좋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병원 관계자는 “양성자보다 중입자의 질량이 12배 정도 무거워 암세포 사멸률이 3배 이상 높다”고 말했다.

실제 가동시기는 4년 뒤인 2022년쯤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세브란스는 심장혈관병원 뒤쪽 주차장 자리에 지하 5층, 지상 7층, 연면적 약 3만5000㎡(약 1만평) 규모로 별도 건물을 지을 계획이다.

세브란스는 중입자 가속기를 포함, 설치에 따르는 비용이 3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중입자 가속기의 치료 대상은 전체 암환자의 약 20%다. 5년 생존율이 다른 암에 비해 낮은 폐암과 간암, 췌장암, 치료가 어려운 재발성 직장암, 골육종, 수술을 받기 힘든 고령환자 등이 대상이다.

중입자 가속기는 치료시설(좌측)과 가속기실(싱크로트론), 3개의 치료실로 구성돼 있다.

주요 학술지에 따르면 췌장암 환자에게 수술 전 중입자 치료를 시행한 결과, 5년 생존율이 20% 이하에서 53%까지 향상됐다. 또 수술이 불가능한 췌장암 환자를 항암제와 병행할 경우 2년 생존율이 10% 미만에서 66%까지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치료기간이 짧은 것도 장점이다. 기존 방사선이나 양성자 가속기는 평균 30회 치료를 받아야 하지만, 중입자는 12회에 불과하다. 치료기간도 5~7주인 기존의 방사선에 비해 초기 폐암은 1회, 간암 2회, 가장 치료기간이 긴 전립선암이나 두경부암도 3주 이내에 끝난다.

중입자 가속기는 전 세계적으로 독일(2대), 이탈리아(1대), 일본(5대), 중국(2대) 등 10대가 운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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