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웍스=양민후 기자] 그 동안 수술용 마취제로 사용되던 ‘케타민’이 우울증 치료에 큰 효과를 보였다. 현재 시판 중인 항우울제의 대다수는 효과가 나타날 때까지 상당시간이 걸려 케타민이 보여준 가능성은 더 의미가 있었다.

17일 국제학술지 ‘미국정신건강의학저널’(American Journal of Psychiatry)에 실린 얀센사와 미국 예일대 의대 연구팀의 공동 연구결과에 따르면 심각한 우울증(Major depression)환자에게 케타민을 비강 스프레이로 투여한 결과 24시간 안에 자살충동이 크게 줄어드는 등 우울증 증상이 빠르게 완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우울증 환자 68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참가자는 두 그룹으로 나눠져 케타민 성분으로 만들어진 ‘에스케타민’을 투여 받거나 위약(플라시보)을 투여 받았다. 전체 연구기간은 4주였으며, 약물 투여간격은 일주일에 두 번으로 두 그룹 모두 동일했다.

그 결과 에스케타민 그룹이 위약그룹보다 우울증 지수와 자살충동이 더 많이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이런 효과는 에스케타민을 투여 받은 첫 24시간안에 제일 강력하게 나타났으며, 약물 투여가 25일째 이어지자 해당약물의 치료효과는 위약그룹과 별 차이가 없었다.

연구진은 이 같은 결과에 대해 향후 케타민으로 만들어진 비강용 스프레이가 심각한 우울증을 앓는 환자의 치료에 활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연구에 참여한 칼라 카누소 박사는 “현재 사용 가능한 항우울제는 효과가 완벽히 나타날 때까지 최소 4주에서 최대 6주의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당장 자살충동을 심하게 느끼는 우울증 환자의 치료에는 어려움이 있었다”며 “더 많은 연구를 통해 케타민의 효과가 검증되면 우울증 환자 치료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개념검증(proof of concept)단계로 진행된 임상2상이었으며,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기 위해서는 까다로운 임상3상을 거쳐야 한다.

한편 국제 의학계에서는 현재 시판중인 항우울제가 정말 치료효과가 있는지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이 같은 의문점을 해소하기 위해 최근 영국 옥스포드 대학 연구팀은 연구를 진행했으며, 그 결과 “항우울제가 우울증 치료에 정말 효과가 있으며, 아미트립틸린·아고멜라틴·벤라팍신 등의 효능이 가장 뛰어났다”고 결론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