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제성기자
  • 입력 2018.04.18 07:16

카카오모빌리티, "택시 기사들 '목적지 미공개' 유료콜 응답 안했다" 입장 바꿔

[뉴스웍스=박제성기자] 카카오 모빌리티가 '목적지 미공개' 1000원 유료 호출을 도입했다가 불과 사흘만에 이를 포기한 이유를 알고 보니 택시 기사를 대상으로 '목적지 미공개'에 대한 선호도 조사를 하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확인됐다.

10일 시작된 카카오 모빌리티는 1000원을 더 내면 택시 호출 성공률을 높여주는 인공지능(AI)배차 시스템을 도입했다. 일반 호출이 가까운 곳에 있는 택시 기사에게 순차적으로 정보를 보내는 방식이었다면 스마트 호출은 AI를 통해 이용자의 호출을 예상 거리와 시간, 과거 운행 패턴, 교통 상황 등을 분석해 응답 확률이 높은 기사에게 전달해주는 방식이다. 

카카오 측은 택시 기사가 스마트 호출 요청을 받았을 때 승객을 골라서 태우는 것을 막기 위해 기사가 호출을 수락하기 전 목적지를 확인할 수 없게 했다. 하지만 택시기사들의 외면으로 불과 3일 만에 목적지를 보여주는 식으로 서비스를 변경했다. 택시 기사 입장에서는 목적지에 따라 수만원을 더 벌 수 있는데 웃돈 1000원 때문에 호출에 응하지 않았던 것이다.

이에 따라 택시 수요가 몰리는 출퇴근 시간대에는 유료 호출을 이용해도 택시를 잡기 어렵게 됐다. 결국 무료 호출과 다를 바 없는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1000원을 더 내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요금만 1000원 올렸다는 비판을 받게 됐다. 

일각에서는 국토부가 1000원으로 요금을 묶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취재 결과, 정작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기사들이 '목적지를 알려주지 않는' 1000원짜리 유료 콜에 응답할 지 여부를 조사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수요자 입장을 생략한 채 무리하게 1000원 유료 콜에 '목적지 미공개' 기능을 넣은 셈이다. 이에 따라 1000원 유료콜을 도입하면서 내세웠던 승객 골라 태우기 방지 기능은 사흘 만에 흐지부지 되고 말았다. 결국 '예고된 실패'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문제는 1000원 유료 호출 도입 전과 도입 후의 카카오모빌리티의 태도 변화이다. 목적지 미공개 1000원 유료 호출에 대해 최종 수락 여부를 결정하는 문제는 결국 택시기사에 문제라는 입장을 카카오 모빌리티는 내비쳤다.

이는 처음 목적지 미공개 유료 호출 도입전의 카카오 모빌리티의 자신감과는 상이하다. 1000원 유료 호출 도입 전에는 AI를 기반으로 했기 때문에 택시수요 불균형을 해소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친 반면 도입 후에는 택시기사가 승인을 하지 않아서 생긴 문제라며 택시기사 탓으로 돌리고 있다. 

카카오 모빌리티 측은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최대한 과학적인 예측을 하기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지만, 택시기사가 유료호출 기능을 승인하지 않아서 생긴 문제”라면서 “택시기사에게 더 많은 홍보를 통해 좀 더 유료호출 수요가 많아지는를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카카오측이 택시 기사들이 '목적지 미공개' 콜을 외면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높은데도 이를 고의적으로 외면한채 1000원 유료 호출에 '목적지 미공개' 기능을 추가했다가, 서비스 부진을 이유로 서둘러 이를 철회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까지 제기하고 있다. 카카오 택시 서비스를 유료로 전환하면서, 그 동안 적자 누적된 손실을 만회하려는 '꼼수'라고 지적이 나온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